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야할 굴레일까 아니면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 수 있는 기회일까? 지금까지 대부분 전자를 선택하면서 도심의 노후화가 가속되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그런데 이곳이 바로 10여년 전 전주한옥마을이라면 당신은 믿을 수 있겠는가? 2000년대 초반 한옥마을을 전통문화지구로 조성하자는 제안이 나왔을 때, 대부분의 주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한옥보존지구라는 딱지를 떼고 재개발하자고 주장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한옥마을은 50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고, 집을 사고 싶어도 매물이 없고, 매물이 있어도 너무 비싸 못 살 정도로 상황은 변했다. 전주시에는 여전히 쇠퇴한 도심부가 많고 하루라도 빨리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재개발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30년 이상 노후화된 지역을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도시재생'이라는 새로운 선택이 생겼다. 도시재생은 '살고 있는' 곳을 고쳐서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도시재생이 구도심정책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물론 고민해야할 몇 가지 원칙은 있다.
첫째, 그 곳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이 도시재생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지난 4월 도시재생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도시재생에 대한 국가적 지원의 제도적 틀이 마련되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말 그대로 지역재생을 위한 촉매제의 역할을 담당해야지 사업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주민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조사와 재생계획을 수립하고 이것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감독해야 한다. 그래야만 도시재생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도시재생의 목적이 공동체의 회복에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도시재생의 목적을 물리적 경관을 개선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물리적 재생은 주민 공동체의 회복을 통한 결과물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 속에서 공공공간에 대한 활용방안 및 사적공간의 공공재적 인식이 형성되기 때문에 도시재생 최고의 목적을 공동체의 회복에 두어야 한다. 셋째, 도시재생지역이 쇠퇴지역뿐만 아니라 쇠퇴예상지역까지 포함해야 한다. 도시재생은 단순한 쇠퇴지역 활성화가 아니라 도시의 지속적 활력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주의 경우 서부신시가지 개발과 혁신도시 조성으로 원도심 뿐만 아니라, 기존의 신도심인 중화산동이나 서신동도 활력을 잃어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전주의 도시재생은 원도심 활성화 차원을 벗어나 도심 전체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 될 필요가 있다.
2013년 들어, 국토교통부가 통계조사를 실시한 이후 처음으로 단독 및 다가구주택과 같은 비아파트 거래가 아파트 거래를 넘어섰다.
이는 기존의 획일적인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친화적이고 개성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면 이제 도시재생에 더 큰 관심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