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이제 그만 지저귐을 멈춰라

상대 비방·편가르는 SNS 사회 분란·혼란만 조장 본연의 소통창구로 활용을

▲ 김의한 군산대 신문 편집장
얼마 전 SNS라고는 통 관심이 없던 친구가 트위터를 시작해 보아야겠다고 했다. 갑작스레 트위터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뭔지 궁금해 물어보니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어야 하는 시대에 자신만 SNS를 하지 않아 뒤처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2주 후 다시 그 친구를 만나 트위터는 재미있게 하고 있는지 물었다.

 

친구는 멋쩍은 듯 웃으며 이제 트위터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유는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지만 각종 기업들의 광고성 글과 정치적 성격을 띠고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글들만 올라와 자신이 기대했던 공간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기 위함은 SNS가 만들어진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트위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인 트위터는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트위터는 매일같이 문제를 일으키고 분란과 혼란을 조장한다.

 

모든 것이 그렇듯 트위터 자체가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문제를 만드는 것이다. 트위터 내에서 팔로잉은 거래된다. 팔로워를 늘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팔로잉 해주면 상대방도 보답성으로 자신을 팔로잉 해 주기 때문이다. 이를 '맞팔'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팔로워 수를 늘려가다 보면 자신이 팔로잉 하는 사람도, 자신을 팔로잉하는 사람도 수천 명은 쉽게 넘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팔로워 수를 늘려 자신이 영향력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생각해보자. 팔로잉하는 사람이 수천 명이면 5분이면 적어도 수십 개의 트윗이 대화창에 생성된다. 트위터리안(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대화하는 사람들이 올리는 트윗들을 하나하나 읽어볼까?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다. 팔로잉 하는 사람이 천 단위가 아니라 1만 2만을 넘어선다면 더 말 할 것도 없어진다. 이러한 팔로잉 거래 방식은 애초에 대화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다.

 

단지 자신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듣고 있는 것처럼 느끼기 위한 허세성 숫자일 뿐이다. 자신부터 거래 상대일 뿐인 다른 사람의 트윗에 관심을 갖지 않는데 상대방이라고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기나 하겠느냔 말이다.

 

트위터는 더 이상 SNS 본연의 목적인 생각의 공유와 상호간 소통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이기적인 생각의 표출만 남아있을 뿐이다. 트위터리안들이 트위터 상에서 지저귀는 소리들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욕하고 폄하하는 이야기들뿐이다.

 

실제로 트위터에 접속해보면 보수는 진보를 욕하고 진보는 보수를 비난한다. 소식창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트윗은 광고성 트윗이 아니면 정치 성향을 드러내고 상대진영을 비난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에게 상대방 이야기에 귀 기울일 생각 따윈 없다. 단지 자신의 손가락에서 퍼져나가는 140자의 지저귐이 중요할 뿐이다.

 

트위터로인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지난 대선 발생했던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이어 국방부산하 사이버사령부가 트위터를 이용해 수만 건의 친여성향 글들을 게시하고 리트윗해 대선에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 때문이다.

 

이로 인해 트위터는 더욱 시끄러워졌다. 트위터 대선개입과 관련해 여야, 진보, 보수 모두는 너나 할 것 없이 상대진영에 대한 흑색선전과 비방의 트윗을 끊임없이 올리고 있다. 서로 대화하기 위해서가 아닌 상대방을 비난하고 편 갈라 싸우기 위한 트위터라면 그 지저귐 이제 그만 멈춰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