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를 HIV에 감염된 사람의 희귀 항체로 소멸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돼 원숭이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고 AP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의 바이러스·백신연구실장 댄 바루치 박사는 HIV 감염자들의 10~20%에서 나타나는 희귀 항체를 한 종류 또는 여러 종류를섞어서 원숭이면역결핍 바이러스(SIV)에 감염된 원숭이들에게 투여한 결과 SIV가 소멸되는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그의 연구팀은 먼저 광범위한 HIV 변종들을 제압하는 힘을 지닌 HIV 감염자들의희귀 항체들을 대량증식한 다음 한 종류 또는 여러 종류를 여러 형태로 배합해 35마리의 SIV 감염 원숭이들에 주입했다.
그 결과 PGT121 항체가 가장 효과가 강력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어 이 항체를 단독으로 또는 다른 항체들과 섞어서 18마리의 SIV 감염 원숭이에 투여했다.
그 결과 단 한 번 투여에 16마리가 1주일 안에 SIV가 탐지할 수 없는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이 중 13마리는 이러한 상태가 1~3개월 동안 유지됐다.
그 후는 항체의 효력이 점차 약해지면서 SIV가 다시 나타났다.
그러나 애초에 혈중 SIV 수치가 가장 낮았던 3마리는 3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SIV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이 방법으로 SIV 감염 원숭이들이 완치된 것은 아니지만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을 정도로 면역체계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바루치 박사는 밝혔다.
이제는 HIV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해 이 특이 항체들이 사람에게는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평가해 봐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HIV만을 표적으로 하는 광범위하고 강력한 HIV 특이 단클론항체(HIV-specific monoclonal antibody)의 개발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클론항체란 인공적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면역체계의 단백질로 생체에서 어떤 종류의 세포 또는 항원에만 특이하게 반응하는 항체를 말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 칵테일요법은 약물의 독성과 내성으로 한계가있고 완치는 불가능하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10월30일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