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에는 미륵산성, 익산토성, 저토성 등과 성곽, 쌍릉, 왕궁리 사찰을 비롯해 미륵사지, 제석사지, 사자사지 등이 유기적으로 분포돼 있다. 이들 유적들은 독특한 문화적 특징을 지닌 하나의 중심지역으로 평가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익산역사유적지구'로서 경주, 부여, 공주와 함께 4대 고도(古都)보존지구로 지정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2009년에는 미륵사지석탑에서 금제 사리봉안기가 발견돼 온 나라를 흥분케 했다. 당시 백제 금속공예의 우수성에 찬탄을 금치 못했고 석탑의 건립연대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이 같은 귀중한 발굴과 재조명은 익산 역사유적지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모두 익산 고도 르네상스사업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업이 다른 4대 고도인 경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와 단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너무 심한 격차가 난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같은 대선공약인 경주의 신라 왕궁과 황룡사 복원사업은 2025년까지 국비 6615억 원과 지방비 2835억 원 등 총 945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달 21일에는 문화재청과 경주시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나아가 문화재청은 20여명 규모의 전담조직까지 구성했다.
반면 전북지역 7대 공약에 포함된 익산 고도르네상스 사업은 지난해부터 10년 동안 3652억 원이 투입되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총 26억 원이 투입된 게 전부다.
게다가 정부는 경주에 총사업비의 70%를 국비로 투입하지만 익산에는 32%만 국비로 지원하고 내년 예산도 경주는 360억 원, 익산은 26억 원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가 경주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좋다. 마찬가지로 익산의 비슷한 사업에도 똑같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그래야 문화정책 분야도 지역간 균형을 이루고, 지역차별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