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등 쳐 해외여행 다녀온 축협장들

축협 조합장들이 사료 납품업체로부터 거액을 받아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갑과 을의 먹이사슬 구조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축협장들이 을인 사료납품업체에 여행비를 요구했고, 사료납품업체는 자신들에게 첨가제를 납품하는 업체에 비용을 떠넘겼다. 뇌물을 제공한 사료첨가제 업체는 엄청난 폭리를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축협장들의 공짜 해외여행은 결국 사료를 구매하는 축산농가들이 부담해 이뤄진 것이다. 축산인들의 이익을 추구해야 할 축협장들이 정신나간 짓을 한 것이다.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지난 6일 사료첨가제를 안정적으로 납품하기 위해 농협사료측에 뇌물을 공여한 업체 대표 A씨와 A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농협사료 전북지사 지사장, 영업부장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사료업체 지사장으로부터 지난 2010∼2012년까지 3년간 1억1400만원 상당의 여행경비를 받아 일본, 하와이, 유럽 여행을 다녀온 전북지역 축협장 10명과 상품권을 수수한 충남지역 축협장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축협장들은 2010년부터 매년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경비는 농협사료측에서 받아 사용했다. 2012년에는 농협사료측에 사료 첨가제를 납품하는 A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아 여행경비에 충당했다. 당시 조합장들은 부부동반으로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농가들이 크게 오르는 사료값 때문에 힘들어 하는 현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조합장들은 사료회사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아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축협장들은 자신들이 사료회사와 사료첨가제 납품업체로부터 받아 챙긴 해외여행비가 사료값에 반영되고, 따라서 축산농가들이 사료값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농협사료측 관계자는 사료첨가제 납품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대신 금품을 챙겼고, 사료첨가제 배합 비율을 높여 줌으로써 첨가제 업자 A씨의 이익을 챙겨준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A씨는 연간 3억6000만원 어치의 제품을 납품했고, 마진율이 66%에 달했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사료첨가제 업자, 사료회사 관계자, 축협장은 큰 이익을 보았지만, 먹이사슬의 맨 끝에 있는 축협 조합원들만 비싼 사료값 때문에 큰 손해를 보았다.

 

이 같은 '갑들의 짬짜미'가 유독 이번 사건에만 한정됐다고 보기 힘들다. 경찰은 수사를 확대해 또 다른 비리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 강력 처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