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응답하라 1994' 보니?

드라마 속 하숙집 모습은 취업·고시난에 시달리는 지금 청춘들 로망일수도…

▲ 신은지 전주교대신문 편집장
요즘 금요일, 토요일이 되면 유난히도 기다려지는 드라마가 있다. 그 드라마는 tvN에서 방영되고 있는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이다. 작년에 고등학생들의 풋풋함을 다룬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이번에는 대학생들의 청춘을 아름답게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대체로 본편에 이어서 다시 작품을 제작할 경우 흥행하는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응사'는 전편보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모이게 하고 있다. 더 신기한 것은 그때 당시의 배경인 1994년도 신촌을 경험하지도 못한 많은 20대들이 이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일까? 첫 번째, 우리와는 달리 정이 있기 때문이다. '응사'에서의 대학생들은 하숙을 한다. 그러나 단순히 하숙집생들과 주인의 관계가 아니다. 그들은 진짜 가족처럼 식탁에 앉아서 다 같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한다.

 

심지어는 하숙집생들이 주인 아주머니에게 옷을 제대로 안 다려놨다며 엄마에게 하듯이 투정을 부린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하숙집보다는 원룸이 더 생기며 여럿보다는 혼자살기를 원하는 학생들도 점점 많아진다.

 

이처럼 우리는 누구에게서 간섭 받기 싫어하고 점점 개인주의화가 심해지는 세대이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있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존재한다. 다만 어느 누구라도 맘 놓고 터놓지는 않을 뿐이지, 사회적 동물로서 느끼는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어쩌면 많은 대학생들이 이 드라마를 보면서 하숙집에 대한 로망을 꿈꾸는 건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는 현재와는 달리 과도한 경쟁이 없다. 현재의 많은 대학생들은 취업난에서 취직을 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장씩 자기소개서를 써내며 영어 인증 점수를 올리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 솔직히 말해 대학생은 놀 수 있는 나이라고 하는 것은 옛말이다.

 

그러나 '응사'의 드라마 속은 우리가 꿈꾸는 대학생활을 담고 있다. 그들은 라이브 카페에 가기 위해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가게 밖에서 줄을 서 있는가 하면 실습도중 학교 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여유도 있다. 또한 과도한 경쟁이 없다보니 대학 친구들 사이에서도 끈끈한 우정들로 뭉쳐져 있다. 이러한 모습은 수업이 끝나면 바로 도서관으로 직행해야 하고 경쟁 때문에 동기들과 선을 긋는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비록 그들도 불분명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불안은 청춘이면 누구라도 겪을 성장통과 같은 것이지 냉혈한 현실 속에서 다른 사람을 제치고 성취해야 할 목표같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여전히 취업난과 고시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현재의 대학생들의 눈에는 그들이 무척이나 부럽게만 느껴진다.

 

10년이 지난 후에는 이렇게 지극히 평범한 이 순간도 드라마의 한 장면이 될 수 있다. 앞선 드라마들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제작자들 역시 2013년에 향유했던 청춘들의 문화, 배경, 사랑 등을 드라마 속에 담아 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청춘들이 1994, 1997년도와 같이 마냥 아기하게 그려질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시대를 막론하고 20대에게는 불안함, 불안정함이 따라다니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타의에 의해 또는 군중에 의해 휩쓸리는 청춘의 현실들은 그리 아름답게 포장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