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유라시아 철도 연결' 시동

푸틴과 정상회담서 '나진-하산 프로젝트' MOU / 천연가스 한국 도입 北 경유 가스관 건설도 논의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공식 방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리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유라시아를 하나로 연결하자며 박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관련한 한·러 협력관계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푸틴 대통령은 전(前) 방문국인 베트남에서 이날 새벽 한국에 도착, 정상회담을 가진뒤 이날밤 이한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새 정부 출범 후 한반도 주변 4강국 정상 가운데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푸틴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양국관계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박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집중 논의됐다.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 나진항이 '라손콘트란스'란 합작회사를 설립,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한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극동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로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 작업, 복합 물류 사업 등이 골자다. 나진-하산 물류 협력사업 MOU 체결은 러시아 철도공사가 2011년말 극동지역 진출을 모색하던 포스코에 사업참여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 주요한 계기가 됐다.

 

나진-하산간 철도연계, 항만-터미널 개발및 운영사업 참여관련 절차적 방안 등을 이번 MOU에 담았으며, 박기홍 포스코 사장과 러시아 모로조프 철도공사 부사장이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한 걸음 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구간이 아직 열리진 않았지만 유라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기초를 닦을 수 있고, 북한의 개방도 가속화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회담에서는 또다른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으로 주목받는 러시아 천연가스의 한국 도입을 위한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과 우리 선박이 러시아의 영해를 이용해 북극항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양국 국책은행이 공동투자펀드를 설립, 기업의 상대국 진출 사업을 지원하는 방안 등도 논의됐다.

 

무엇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것은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상징하는 '5.24 조치'의 점진적 해제를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회담에서는 또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지역 외교 정책인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지지 의사도 확인됐다.

 

정상회담 후 협정 서명식에서는 한·러간 비자(사증) 면제협정, 교류협력 확대에 대한 협정 및 기관간 약정, 문화원 설립협정 등이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