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교원수 딜레마 (상) 실태] 학생수 '잣대' 교사 정원 '칼질'

도내 신규 수년째 감소 내년 48명 줄여야 / 도교육청 "농어촌 많아 학급수 기준으로"

전북 중등 교원수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전북지역 교원수를 줄여야 한다'고 종용하고 있으나, 정작 지역 교육계는 교원 만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전북지역 교원 정원의 허와 실을 진단해본다.

 

전북지역 중등교사 부족난이 3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가 초·중·고교의 교사 정원 배정 산정방식을 기존의 '학급수'가 아닌 '교원 1인당 학생수'로 못박으면서 비롯된 결과다. 교육현장에서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학생수가 적은 농·산·어촌 지역의 학교는 모자라는 교원을 순회교사·정원외 기간제교사로 채우다 보니 수업의 연속성이나 전문성 등이 떨어져 학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실정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0년 교원의 정원을 '학급수'에서 '학생수'로 변경하고 학생 밀도 등을 '보정지수'에 적용해 교사 1인당 학생수 배정 방침을 밝혔다. '보정지수'는 공립 교원을 시도별로 배분하기 위해 지역군, 지역군별 1인당 학생 수, 학생 밀도 등 차이를 적용한 수치다. 전북은 충남·충북과 함께 4지역군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은 농·산·어촌이 55% 이상 차지하는 전북은 5지역군에 포함돼야 한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전북이 5지역권에 속할 경우 교사 838명의 증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의 조사결과 중등교원 확보율은 79.4%(2011), 78%(2012), 78%(2013)에 그친다. 신규교사도 156명(2011), 130명(2012), 94명(2013)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더욱이 교육부 정원가배정 현황을 보면 전국적으로 중등교사가 464명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내년에는 48명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중등 순회교사·정원외 기간제교사는 증가하고 있다. 순회교사는 162명(2011), 162명(2012), 169명(2013)으로 소폭 증가하고 있고, 정원외 기간제교사 역시 76명(2011), 235명(2012), 241명(2013)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북의 절대 교원수가 많다는 이유로 신규교사를 배치하지 못하면서 그 공백을 정원외 기간제교사 등으로 충당한 결과다. 이로 인해 농어촌의 환경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교육부의 정책으로 인해 전북 중등교원의 수업 부담은 가중되고, 순회교사·정원외 기간제교사는 증가해 결과적으로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익산지역의 교사 A씨는 "정부의 새로운 교원 배정방식은 학생 수가 적은 도 지역의 학교 통폐합을 전제로 농·산·어촌의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조치"라면서 "다른 학년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수업이나 교사가 자기가 전공하지 않는 과목을 가르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정 수의 교원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도 "보정지수 5단계를 10단계로 늘리되 급간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면서 "정원배정에 교원 1인당 학생수가 아닌 학급수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정과제로 채택된 맞춤형 진로지도 활성화를 위해 진로진학상담교사의 확보와 함께 학습연구년·수석교사제 등 운영에 앞서 별도 정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 정원 배치 산정방식은 3년마다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에 새로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북의 중등교원 확보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