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는 기억들...중국 유학파 탁소연 개인전

▲ 탁소연 作.

기억은 시간의 흔적이다. 시간이 머물다간 자리는 흐릿한 형체로 기억된다. 한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시간의 흔적은 속도감으로 체화됐다. 피사체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긴 노출을 받은 것처럼 나뭇잎은 형체가 없이 한 곳을 향해 간다. 이상적인 자연의 모습이 아닌 작가 내면의 자연이 그랬다.

 

중국 유학파인 탁소연 작가(36)가 전주 한옥마을 내 전북대 예술진흥관에서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전시를 연다. 그동안 꾸준히 한국과 중국에서 단체전 등에 참여했던 그가 지난해 중국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준비한 첫 개인전이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스치는 풍경’을 제목으로 한 20여점의 연작을 선보인다.

그는 “지나왔던 시간을 돌아보면 흘러가듯 불분명한 형체로 기억에 남는다” 면서 “중국 유학 전에는 인물화를 위주로 했고 자연도 외형적으로 아기자기하게 표현했다면 이제는 자연 안으로 들어가 종이, 붓질, 먹자국과 같은 그림의 기본에 초점을 둬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 10년을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희미한 흔적만 남았다”면서 “소재는 풍경이지만 자신에 대한 회상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중앙미술학원 당대 수묵인물 석사과정(전여명공작실)과 중국 청화대 미술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현재 전북대·군산대·목원대에 출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