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라북도와 전주시 등 도내 15개 자치단체들은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구매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자치단체가 지난 9월까지 구매한 중소기업 제품은 4243억 원에 달했지만 이 가운데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은 11.9%인 507억 원에 불과했다. 남원시의 경우 구매율이 53.87%에 달했지만 무주(5.9%), 부안(7.2%), 정읍(8.32%) 등 일부는 10%를 밑돌았다.
이는 도내 지자체들이 지역 중소기업 육성을 앞 다퉈 말하면서도 정작 중소기업 정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기술개발 의욕이 떨어진 중소기업은 미래가 없다. 당연히 남이 개발한 기술을 빌려 프레스에 찍어 낸 물건만 생산하는 기업이 다반사인 지역의 미래도 보장되지 않는다.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공공구매제도를 법으로 정해 판로 지원에 나선 것은 기술력이 담긴 물건이 팔려야 기업이 살고, 미래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판로지원법은 국가(지방)계약법보다 특별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우선 적용된다. 공공기관들은 중소기업청장이 지정한 기술개발제품을 국가계약법보다 우선 적용해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도내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구매율이 저조한 이유가 담당 공무원들의 방어적 업무 수행에서 나왔다는 지적이 있다.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의 경우 법적으로 수의계약이 가능하지만 수의계약을 하면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다며 굳이 공개입찰을 한다는 것이다. 또 공사 발주 3∼5년 전에 완료된 설계에 최근 인증된 기술개발제품을 원천 배제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중소기업이 끊임없이 연구개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만들어 낼 때 지역은 물론 국가 경쟁력이 높아진다. 그래서 기술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라고 법까지 만들어 놓았다. 공공기관들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의욕을 떨어뜨려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