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엄마가 아팠다’는 태고적 신화가 깊게 내려앉은 오수의 시골마을에서 여전히 토테미즘적 사유에 순응하며 살고 있는 늙은 친어머니의 이야기. 김 시인은 어머니가 겪은 세월 켜켜이 쌓여있는 삶의 이야기를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담담하게 시에 녹여냈다.
여기에 이제는 그 어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자신의 현재적 삶, 경험에 관조적 시점을 대입해 잔잔하게 묘사하고 있다. 삶과 경험의 기저에는 휴머니즘이 결여된 현대사회가 반드시 답보해야 할 생명에 대한 강한 집념과 사색, 따뜻한 가족애라는 보편적 가치가 강하게 꿈틀거린다.
문학평론가 오홍진씨는 서평을 통해 “김명이의 시는 저린 몸으로 고통스런 세계와 맞부딪히며 살아가는 존재들의 삶에 주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아파트의 폐쇄성으로부터 인간관계의 폐쇄성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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