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지역 주민들이 모여 만든 순수 자생봉사단체로 43년째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 속 내면의 고통을 치유하는 단체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김제 청진회’. 지난 1971년 상인들로 구성된 마을 유지들 5~6명이 어려운 이웃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설립한 청진회는 지역 내 소외계층 및 홀로노인,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우들을 돕는데 앞장서오고 있다.
청진회 회원은 88명으로 농민부터 상인, 의사, 법조인, 정치인 등 각양각색의 직업군으로 구성됐다. 현재 오형진 회장(50·신한산업(주) 대표)이 39대 임기를 묵묵히 수행해 나가고 있다.
청진회는 회비와 회원 자체 후원금으로 운영되며, 매년 2000~3000만원의 봉사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창립 당시 주로 어려운 학생 장학금 전달과 농촌일손 돕기에 주력했지만 지금은 비인가 복지시설에 대한 지역신문 구독, 어려운 농가의 농기구 기증,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도서기증 등 지역 내 전반적인 공헌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또 노인정 시설 개선, 동거부부 합동결혼식, 가축 무료 진료, 의료봉사, 결식아동 지원 사업도 병행하는 등 김제지역의 명실상부한 자생봉사 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부터는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시니어클럽도 운영, 취업알선 및 노인 맞춤형 일자리제공은 물론 노인 소득창출을 통한 사회참여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39대 청진회 수장인 오형진 회장은 대학 졸업 당시 봉사가 갖는 의미를 ‘있는 사람의 여유’로 치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봉사활동 27년차로 접어들은 그는 지금 봉사를 ‘마음의 아픔을 치유하는 활동’으로 자부하고 있으며, 청진회 활동을 떠나 개인적으로 소리 없이 도와 온 학생들도 수십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편부모 슬하에서 빈곤하게 생활하다 절도행각이 들통 나 보호관찰을 받은 중3 남학생으로 수시로 자신이 살아온 삶을 이야기하는 말벗이 되어 주었고 때로는 참고서를 포함한 학용품 선물, 둘만의 여행을 통한 신뢰 쌓기를 지속했다. 현재 이 학생은 전북대학교 2학년에 우수한 성적으로 재학 중이라고 한다.
이 학생 외에도 모순적 가정구조로 비뚤어지기 쉬운 소외계층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통해 사회의 떳떳한 구성원이 되기까지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주는 든든한 인생 스승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오 회장은 가족과 떨어져 쓸쓸히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홀로노인들을 찾아 말벗은 물론 산책, 필요한 생필품 지원, 병원 검진 지원 등을 수십 년째 이어오는 등 청진회를 통해 사회 주변 어려운 이웃들과 따듯한 동행을 하고 있다.
오 회장은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봉사란 단어에 더욱 무관심해지고 있지만 과거와는 달리 봉사도 널리 전파해야 그 힘이 배가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누군가를 돕는다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보람찬 일로 이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옆 사람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봉사 현장에서 흘리는 땀방울은 삶을 윤택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윤활유”라며 “앞으로도 청진회를 끌어온 선배들의 정신이 부끄럽지 않도록 사랑, 나눔 문화를 전파해 나가는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