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정, 따뜻한 세상] 오귀열 전북 적십자사 아마추어 무선봉사회 회장

위급 상황 때마다 출동 / 구조·구호 통신 30년째 / 소외계층 각종 지원도

▲ 오귀열 적십자사 전북지사 아마추어 무선봉사회장이 11일 전북지사 무선실에서 무전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마음에 여유가 있어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이들을 가엽게 여기고, 하나라도 더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가짐이 있다면 누구나 남을 도울 수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아마추어 무선봉사회 오귀열 회장(60)은 30년째 재해·재난에 맞닥뜨린 지역과 구조·구호기관 간의 통신망 연결을 맡아하고 있다.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외부와의 단절을 막아, 원활하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한편 고립된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의사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생업에 종사하는 와중에도 뉴스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있다.

 

언제 어느때 위급한 상황이 닥칠 지 알 수 없기 때문.

 

“평소 때는 각자 일을 하지만, 지진이나 산사태가 나면 바로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재해로 통신망 연결이 두절되면 외부와 완전히 고립되는 위험한 지경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선봉사회는 특별한 일이 없을 때면, 홀로노인·소년소녀가정·장애인 등 지역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후원금 기부 및 연탄배달,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나선다.

 

급작스러운 재해·재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이웃들에 대한 봉사 만큼 우리사회 곳곳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계층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도 필요해서다.

 

무선봉사회는 겨울철이 되면 합동동계훈련을 실시, 흔히 말하는 통신‘감’을 잃지 않기 위해 불철주야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가족들의 지지와 성원이 없었다면, 현재의 봉사회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들 형편이 썩 좋지 않습니다. 어디서 지원해주는 곳도 없어,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는 회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한 발 더 뛰면 많은 인명을 구할 수도 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선봉사회의 활동 반경은 비단 전북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지역 봉사회의 지원 요청이 오면, 그곳이 어떻든 일단 장비를 챙겨 출동한다.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혼자 잘 났다고, 뻐긴다고 해서 누가 알아주지 않습니다. 가진 것을 함께 나누고, 그보다 더 큰 보람을 느끼는 삶이 진정한 인생이라고 여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