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권한의 분권과 분산, 재정의 자주성이야말로 지방자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본질적인 문제다. 이 두가지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중앙정부에 대한 종속은 심화되고 지방의 자율성은 크게 제약 받을 수 밖에 없다.
전북도 본청의 재정자립도는 19.1%, 본청을 포함한 14개 시군 평균 자립도는 25.7%에 불과하다. 전국 244개 자치단체 중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50%를 넘는다. 전체 세입 중 지방세 수입 비중 역시 20% 밖에 안된다. 자치사무 비율도 20% 수준이다.
지금 지방자치단체들은 재정난 때문에 죽을 맛이다. 지방세수는 감소하고 지방교부세는 줄어들고 있다.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액은 크게 늘어나고 복지정책 확대로 인한 지방비 부담액도 두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는 자율성을 펼칠 수 없다. 껍데기 지방자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자치단체들은 지금 재정 위기에 처해 있다. 엊그제 시·도지사들이 지방재정을 위기로 진단하고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촉구한 것도 이런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대통령 직속의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그제 ‘전라북도와 함께 하는 자치현장 토크’ 미팅을 갖고 ‘지방자치발전 비전과 실천과제’를 내놓았다. 지방이 주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상향식 시스템, 각 지방이 자율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정책을 만들고 중앙정부는 지역 맞춤형 지원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이다.
옳은 방향이다. 관건은 재정이다. 지방자치가 민주주의 학교라면 지방재정은 학교의 금고다. 금고가 비어있는 학교에서는 교육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지방재정의 확충은 가장 절실하고 시급한 현안이다. 지방자치발전위가 내년 5월까지 자치단체의 자체 재원 비중을 확대하고 재정의 건전성 및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대가 크지만 어느 정도나 관철시킬 수 있을 지가 문제다.
문제는 계획이 없어서가 아니라 계획을 실천하지 않는 데에 있다. 지방재정의 건전성은 명실상부한 자치를 할 수 있는 제일 요건이다. 박근혜 정부 만큼은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특단의 관심을 갖길 촉구한다. 제대로 된 자치를 할려면 통치권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