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0.7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이보다 두 배 높은 1.5℃가 올랐다. 이 때문에 농업부문에서 농작물 재배 적지 변동, 농작물 생육부진, 병해충 피해 증가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북의 경우 지난 2009년 평균기온이 12.4℃였으나, 오는 2030년에는 13.1℃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 비중이 큰 전북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기술개발 전략 수립·실행, 신규 대체작물 개발 등의 대응책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본보는 기후 변화에 따른 도내 농작물 경작 현황과, 대응책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진단해본다.
지난 2009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북 농업인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2.5%가 ‘평균온도 상승으로 병해충 피해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실제 무주군 무풍면에서 지난 1991년부터 사과농장을 운영해 온 김영주씨는 “약 5년 전부터 해발 500m를 기준으로 지대가 낮은 지역일수록 병해충이 많이 발생하고, 작황 상태도 많이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면서 “또 전에 없던 봄 서리피해도 발생하고 있어 기후변화를 여실히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전북의 사과 주산지역은 재배면적 비중을 기준으로 1970년에는 정읍·전주·완주 등 평야지대였던 것이, 지난 2005년에는 무주·장수 등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산간지대로 이동했다. 하지만 무주마저도 최근 평균기온 상승으로 사과 작황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사과로 유명했던 대구는 평균기온이 올라 작황이 예전만 못한 상태이고, 현재 사과 재배지는 강원도까지 올라간 상태다.
강인규 경북대 원예과학과 교수는 “사과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해발 400m 이상에서 재배된 것이어야 좋다”면서 “해발고도가 높아야 사과의 모양이 더 예쁘고, 당 함량이 많아 색깔도 잘 나기 때문에 경북의 경우에도 산간지역으로 사과 재배 농가가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병해충 피해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김주 전북농업기술원 박사는 “무주에서 지난 2010년부터 사과 등을 갉아먹는 갈색여치가 발견되고 있다”면서 “과수를 빨아먹는 갈색날개매미충과 포도에 해를 끼치는 꽃매미, 단감에 피해를 주는 미국선녀벌레 등 최근 4년 전부터 전북 일부지역에서 발견되는데, 이는 따뜻해진 기후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벼 전문가인 최인영 전북농업기술원 박사도 “지난 2008년부터 전북에서 생산되는 벼에 키다리병이 생기기 시작해, 올해는 평년대비 5.2%나 높게 발생했다”면서 “이 역시 기후변화에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