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립에 공공기관 적극 나서라

사회적 약자들의 자립을 위해 운영하는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제도나 장애인 의무고용제도 등을 공공기관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진국 폼 잡으며 ‘보편적 복지’에 열을 올리는 대한민국 복지정책이 낯부끄러울 지경이다.

 

전북도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한해 도내 14개 시·군의 중증장애인 생산품 구매액은 구매총액 4803억원의 0.33%인 16억 원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지자체들이 올해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예산은 48억300만원 정도였다. 공공기관은 연간 구매총액의 1%에 해당하는 물품을 중증장애인 생산품으로 구매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 법적 의무비율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전주시가 유일하게 1.24%의 구매비율을 보였을 뿐이고 나머지 13개 시·군의 구매율은 1%에 미치지 않았다. 정읍시(0.08%)와 남원시(0.09%), 진안군(0.09%) 등의 구매 비율은 특히 낮았다.

 

장애인 의무 고용률도 비슷한 상황이다. 도내 지자체들은 의무 고용률 3%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지만, 전북교육청과 전북대병원 등 일부 주요 기관들이 기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올해 무역규모 1조달러를 돌파할 만큼 국내 경제는 크게 신장해 왔다. 이와 맞물려 사회 전체적으로 복지 요구가 엄청나게 증폭된 상황이다. 노인과 장애인, 결손가정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이 날로 개선되고 있고, 민감한 복지정책들이 쏟아지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틈만 나면 다툴 정도다. 나라 전체가 온통 복지에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이런 과정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 정책은 장애인들의 자립과 실생활 향상 쪽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돼 왔다.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제도와 장애인 고용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들 정책은 장애인들이 취업을 보장받고, 생산 활동에 직접 참가함으로써 경제적 독립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면 뭐하겠는가. 남보다 앞서 구슬을 꿰어야 할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들이 장애인 생산품 구매나 고용을 외면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만약 품질이 다소 떨어지고, 업무가 더디다면 앞서 챙겨주고 함께하는 것이 공공기관과 정상인들이 할 일이다. 앞에서 조금 끌어 주어야 장애인들이 살 수 있다. 장애인 생산품 구매율과 고용률 의무를 확실히 지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