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불쑥, 제 안의 작은 아이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떠드는 동안 무척 신났습니다. 이 즐거움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동화를 쓰면서 알게 됐습니다. 제가 만난 그 아이가 바로 제 자신이었다는 것을요. 어른이 되는 순간, 어릴 적 제 모습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잊고 싶었을 지도 모르겠어요. 어린 시절 저는, 사랑스럽지도 귀엽지도 않은 불만에 가득 찬 ‘심술쟁이’였거든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술을 잔뜩 부린 이유가 외로움을 숨기기 위해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작고 외로운 아이를 꼬옥 껴안아주었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 살고 있을 외롭고 쓸쓸한 아이들에게 제 동화가 힘이 되어 준다면 참 기쁠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자신이라는 걸 이 땅의 아이들이 모두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이 내미는 볼품없는 잣대로 아이들의 가치가 나뉘지 않는 세상이 오길 꿈꿔 봅니다. 그때까지 저는 열심히 동화를 쓸 것입니다. 부족한 작품을 기꺼이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전북일보사에 감사드립니다. 저를 동화의 세계로 이끌어주신 정해왕 선생님, 윤정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나와 평생 함께할 글벗 파란의자, 화동요 식구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