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은 군사쿠데타로 18년간 집권하면서 경제 부흥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도 받지만, 민주화를 거스른 채 장기독재정권을 휘두르다 궁정동 안가에서 부하의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박 대통령의 군사독재 전철을 밟은 전두환 대통령, ‘보통사람’ 가면을 쓴 노태우 대통령도 뒤 끝이 비극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고, 재임 중 기업들로부터 받은 수천억 원의 뇌물도 지난해 모두 토해냈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자식들과 측근들의 부정부패 앞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반칙’에 맞서 싸운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초에 한나라당의 탄핵을 잘 견뎠지만, 주변 관리가 부족했고 결국 후임 이명박 정권의 집요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속도전’으로 마무리한 일, 그의 재임 중에 실시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일부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시비 앞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통령들이 비극의 역사를 쓰는 동안 대한민국은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넘어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물론 지금의 대한민국은 분단과 전쟁, 이념 논쟁과 갈등, 군사독재와 탄압, 가난 등을 견뎌내며 땀 흘려 일한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역대 대다수 대통령들은 자기 욕심 챙기기에 바빴다. 입으로만 국민 화합을 외쳤을 뿐 국민을 억압하고 우롱했다. 그들은 국민들을 향해 이해와 화합을 말했지만 결국 ‘내 편이 아니면 국물도 없다’며 상대를 견제하고 내팽개쳤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며 상대방의 다양한 입장을 인정하고 화합하라고 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자기 이익과 권력 확장을 꾀하는 인간세상에서는 그저 ‘공자님 말씀’일 뿐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이 장기집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가난한 시대의 국민들을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권력 주변에서 호가호위한 탐욕자들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그 험한 길을 피했을지 모른다.
원칙과 국민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욕심은 머지않아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올 비수의 칼날을 더욱 예리하게 만들 뿐이다. 권력을 꿈꾸는 자들은 뼛속 깊이 새겨야 한다.
또 선거의 해가 밝았다. 부디 화이부동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