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설] 靑馬의 기상으로 생동하는 전북 만들자

희망에 찬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2014년 새해는 60년만에 찾아온 청마(靑馬)의 해다. 말은 역동성과 건강성을 상징하고 승승장구를 뜻한다. 목표를 수립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질주하는 스피드와 추진력을 함축하고 있다.

 

소극적, 무기력의 이미지가 강한 전북이야말로 청마의 기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북은 그동안 낙후와 침체를 거듭해 왔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 최하위권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북에 붙여진 ‘전국 3% 경제’라는 오명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정치력도 크게 약해졌다. 국회의원 중진 비율이 줄고 중진 의원들은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지역의 굵직한 현안에 대해 침묵하거나 갈등사안에 대한 조정 및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북은 차츰 과거에 비해 정치력에서 뒤처지고 존재감도 미미한 지역이 돼 가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전북 정치력 약화 무기력 지속

 

지난 한해를 뒤돌아 보면 아쉬움이 많다. 도민 열망을 등에 업고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북혁신도시 유치 무산에 이어 프로야구 10구단 유치까지 무산돼 도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실로 컸다. 지역균형 논리를 내세운 ‘전북-부영’이 ‘수원-KT’의 시장성과 자본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부영의 소극적 대처와 전북도의 판단착오 탓이 크다.

 

지역의 현안이었던 전주완주 통합도 수포로 돌아갔다. 완주군민을 상대로 한 주민투표에서 55%가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완주군민의 의견은 존중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시대에 두 지역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상생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그에 못지 않다. 저간의 통합 찬반이 정치공학적 접근이었다는 비판이 많고 후유증도 있다. 모두 지역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강완묵 전 임실군수 낙마와 일부 단체장들이 수사선 상에 오른 것은 지역의 이미지를 먹칠한 사건이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지금 지역에서는 돈 안 먹을 사람, 깨끗한 사람을 보내라는 주문이 많다. 공천권을 쥔 정당들이 새겨야 할 일이다. 청렴성과 도덕성은 지역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다. 기업들이 둥지를 틀 때 지역의 이미지를 먼저 고려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새만금개발청이 지난 9월 개청했고 국민연금공단 산하의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이 확정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성과다.

 

새만금개발청이 개청함으로써 새만금은 집중력과 추진력에 탄력을 받을 것이다. 지난 연말 한·중이 새만금 차이나밸리 조성에 합의한 것은 낭보다. 그러나 새만금은 착공 22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미완이고 수질유지는 새만금 성패의 관건인 데도 목표치에 미달되고 있다. 1단계 완공 시점이 2020년이지만 이런 추세라면 기대난망이다.

 

박근혜 정부 도민들 실망 시켜

 

새만금의 핵심 과제는 통치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다행히 “새만금사업을 중국 특구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민 신뢰가 무너지지 않도록 약속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해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역사적인 해였다. 도민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국민통합과 인사 대탕평,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약속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개월 동안의 국정은 갈등과 분열이 심화됐고 국민통합은 이뤄내지 못했다. 포용과 화합은 실종됐다.

 

정부 인사는 특정 지역에 치우쳤다.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검찰총장, 감사원장, 청와대 민정수석 모두 경남 출신이다. ‘신 PK(경남)’ 시대가 열렸다는 비판이 드세다. 특히 사정라인이 특정지역 출신으로 구축된 건 비정상의 극치다. 장·차관 인사 역시 탕평은 없었다.

 

정치개혁과 민생정치는 구두선이 되고 말았다. 여야는 정치쇄신을 대선과 총선 때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소득도 없이 정쟁으로 한해를 마감했다. 철도노조 파업 막판에 여야가 중재에 나서 파업철회를 이끌어냈지만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은 극에 이르고 있다. 태동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에게 국민 눈이 쏠리는 이유를 여야는 곱씹어야 한다.

 

새해는 지방권력 재편할 호기

 

새해는 지방권력을 재편하는 지방선거의 해다. 도지사와 교육감, 14개 시장 군수 선거에 대략 130여명이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경쟁률이 8대1에 이른다. 도의원 38명, 시군의원 197명을 뽑는 지방의원 선거도 엇비슷하다.

 

침체되고 존재감이 미미한 전북을 생동하게 하려면 역동적인 정치리더로 판이 짜여져야 한다. 책임감과 균형감각, 지역과 주민에 대한 열정이 깊다면 금상첨화다. 정치를 대충 하는 사람은 철저히 배제돼야 마땅하다. 리더가 치열성이 없으면 지역이 달라지지 않는다. 도민 판단과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마의 기상으로 생동하는 전북이 되는 새해가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