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왔다. 도시에서는 눈이 내리기 무섭게 치우기 마련이지만, 조금만 교외로 시선을 돌리면 눈꽃 세상이 펼쳐진다. 남원 바래봉눈꽃축제, 무주 남대천얼음축제는 물론 도내 곳곳에 산재한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이 유혹하는 주말 이대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국립공원 1호 지리산. 그 중에서도 바래봉은 우리지역 남원에 속해있는 해발고도 1167m의 봉우리로 봄엔 철쭉의 화려함이, 겨울엔 눈꽃의 신비로움이 감탄을 자아내 전국의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는 보물 같은 곳이다. 바래봉과 지리산허브밸리에서 다음달 9일까지 ‘겨울·눈꽃, 그리고 동심으로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3회 지리산 남원 바래봉 눈꽃축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운봉읍민의 친절함으로 찾는 이들에게 낭만과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레포츠
이곳에서는 1인당 6000원(단체 4000원, 장애우 5할 할인)의 입장료를 내면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눈썰매, 얼음썰매, 눈 조형물 전시, 눈싸움 대회 등의 레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빙벽만 타는 경우에는 무료다.
지리산허브밸리 대형주차장 안에는 120m 슬로프의 눈썰매장이 마련돼 있다. 어린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눈썰매는 이곳에서도 인기가 가장 높고, 플라스틱 썰매뿐 아니라 비료포대까지 준비돼있어 옛사람들로 하여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인근 소형주차장에는 40m 슬로프의 유아용 눈썰매장도 별도로 마련돼 관광객은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소형주차장에서는 얼음썰매와 팽이치기를 즐길 수 있는데, 얼음썰매는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눈썰매와는 다른 전통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며, 팽이치기는 부자(父子)가 한 데 어울려 옛 이야기를 나누게 할 소재거리가 된다.
현재는 조성되어 있지 않지만 조만간 설치될 빙벽 체험장도 기대해봄직 하다. 인공제설기를 이용해 길이 8m, 폭 35m로 형성될 빙벽은 작년의 경우 그 이채로움에 빙벽을 타지 않는 이에게도 사진의 배경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지리산북부산악구조대가 항시 대기하며 빙벽타기 시범과 등반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할 예정이다. 각종 눈 조형물 전시와 대규모 눈싸움 대회, 이글루 등도 준비돼 찾는 이를 기다리고 있다.
△바래봉 등반
썰매장을 벗어나 눈꽃이 곱게 핀 등산로를 따라 바래봉 정상까지 가는 등산 코스도 일품이다. 나무에 겹겹이 쌓인 눈은 그 자태가 너무나 아름다워, 마치 흰 옷 입은 천사들이 팔을 활짝 펴고 반기는 듯하다. 절경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산을 오르다 보면 남부지방인 우리지역에 눈과 관련된 이런 비경이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먹거리 장터
120m나 되는 눈썰매를 몇 번 타고 흠뻑 웃으며 즐기다보면 배가 고프기 마련이다. 눈썰매장 옆에 기다랗게 조성된 먹거리 장터는 현재 10개 정도의 점포가 입점해 있고 떡국, 어묵탕, 김밥, 찐빵과 같은 분식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근처에는 쉼터도 마련돼 있어 관광객들은 여유 있게 설경을 둘러보며 심신을 추스를 수 있다.
아울러 지역민이 만든 우수 농·특산물 전시·판매관도 운영된다. 허브화장품 등 만들기 체험장도 비록 유료이지만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정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