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부터 임실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육군 35사단 정한기 사단장(소장)을 만나 부대이전 경과와 의미, 경제적 효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35사단의 역사, 과거를 남기고 임실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동안 향토사단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35사단은 지난 58년 동안 200만 전북도민들과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한 ‘동반자’이며, ‘전라북도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다해왔습니다. 먼저 완벽한 해안경계작전을 통해 101차례에 걸친 대간첩작전을 펼쳤으며, 617명의 밀입국자를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또 각종 재난에 따른 피해복구 등 대민지원에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 피해 때 현역 및 예비군 5600여명이 낙과 줍기, 벼 세우기, 비닐하우스 복구 작업 등을 펼쳤으며, 2011년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에는 연인원 600여명을 지원했습니다. 2010년 정읍 폭설, 2008년 조류독감, 1993년 부안 위도 훼리호 침몰 사건, 1987년 폭우 등 피해복구 대민지원 실시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민·관·군·경 통합훈련인 화랑훈련을 우수하게 평가받아 최우수 부대로 선정되는 등 민·관·군·경 통합방위태세 확립에도 앞장섰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단급 부대 이전은 1994년 50사단이 대구 달서구 용산동에서 북구 학정동으로 이전한 뒤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35사단 이전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습니까.
“사단사령부는 도청소재지에 있어야하지만 전주시의 북부권 개발과 임실군의 지역경제 활성화, 나아가 전라북도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35사단 장병들도 임실로 이전한 것을 58년간의 전주시대를 마감하고 임실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좋은 계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로 이전한 지역은 전주시 송천동에 비해 부지가 다섯 배가 넓고, 현대화된 병영시설과 훈련장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부대이전은 장병들이 이전보다 편안하게 생활하는 가운데 훈련에 전념할 수 있어 전투형 강군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좋은 시설을 잘 운용해 최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항공대 이전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항공대 이전 문제가 잘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전주 북부권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항공대 이전은 필수입니다. 입장차이가 클수록 소통이 필요합니다. 전북지역 전체의 대승적인 마인드를 갖고, 전주와 임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부대가 이전하면서 임실지역에 발생되는 경제적 효과가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35사단의 임실이전은 임실군이 인구 3만명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단 간부들과 군인가족들이 주민등록지를 임실로 옮김에 따라 주민세와 지방세 등 임실군의 재정수입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부대 병사와 훈련병을 면회 오는 분들이 연간 6만5000여명으로 예상되며, 이분들이 소비하는 것과 군인가족이 물품을 구입하는 것, 그리고 부대에서 예산으로 지출하는 것들을 더하면 연간 600억원가량으로 추정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니다.”
-앞으로 임실군민과의 화합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계획이 있다면.
“사단은 우선적으로 임실군민과의 화합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입니다. 지난 12월 19일에 임실지역 각계 대표자 140여명을 부대로 초청해 ‘부대이전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달 25일에는 임실군민회관에서 임실군민과 부대 장병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대이전 축하 민·군 화합 콘서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부대 간부들이 한 달에 한두 번 임실읍내 음식점에서 점심 식사를 할 계획이며, 명절 전 임실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신병수료행사 때 ‘임실특산품 판매코너’를 마련해 임실특산물을 홍보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부대를 임실주민들에게 개방해사단과 지역주민이 이웃사촌처럼 친하게 지내며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로 발전해 가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1983년 임관해 30여년 동안 군 생활을 하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첫 번째는 대령 시절 육군본부에 근무하면서 예산을 절감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1년 동안 15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습니다. 두 번째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건 때 야전 포병 여단장으로 근무하면서 해상포병사격을 지원했던 것입니다. 생명에 위협을 무릅쓰고 자발적으로 지원을 해준 전역을 앞둔 병사들이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35사단 이전입니다. 보름에 걸친 부대 이전을 했는데 아무런 사고 없이 임실로 이동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35사단의 임실 이전은 군 생활을 마무리한 뒤에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58년간 정든 전주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35사단은 58년간 60만 전주시민들과 함께 동고동락 해왔습니다. 전주시민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제 전주시 송천동 35사단 사령부는 우리 장병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될 것입니다. 임실에 있는 사단 역사관에 전주 송천동 시대의 아름다운 전경과 많은 시민들의 소중했던 추억을 영상으로 담아 방문객들에게 상영할 예정입니다. 비록 사단사령부가 전주에서 임실로 이전했지만, 35사단은 전라북도 방위를 책임지는 부대이기 때문에, 임무수행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35사단은 ‘전라북도의 방패’로서 항상 전주시민들은 물론 전북도민과 함께 하고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정한기 사단장은 육사 39기 30년 군 생활 작전·군수정책 전문가
정한기 육군 35사단장(53·육사 39기·소장)은 1983년 임관해 30여년 동안 군에 몸을 담고 있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사단장은 항상 솔선수범하고 부하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해 인간중심의 리더십을 적극 실천, 상하로부터 신망이 두터우며, 교범과 교양서적 등을 1개월에 5권 이상을 읽는 등 덕장(德將)과 지장(智將)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또 58년간의 전주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임실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35사단 사령부 이전을 꼼꼼하게 추진하는 등 기본과 원칙을 준수한 가운데 치밀한 업무추진 자세와 능력을 구비, 부여된 임무에 대해서는 차질 없이 완수하는 등 작전 및 군수정책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1994년 대구 50사단이 이전한 뒤 20년 만에 사단급 부대 이전이 이뤄져 부담이 컸다”는 정 사단장은 “참모들과 함께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이전을 추진한 결과 보름간 이뤄진 부대 이전 당시 아무런 사고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며 감사해했다.
정 사단장은 28보병사단 포병연대장, 7포병여단장, 육군 군수사령부 군수계획처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