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 남연희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리고 있다. 이 종소리는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들릴 것 같다. 연말연시를 알리는 종소리,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종소리, 나눔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의 종소리로.

 

날씨가 추워질수록 늘어나는 연료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계층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겨울은 예년에 비해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들에게는 올겨울을 나기가 더 힘든 것 같다.

 

공공 복지 불완전, 민간서 채워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속도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고속성장을 해왔다. 이런 발전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국민성에서도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국민성과 어려운 시기가 닥쳐오면 한마음으로 뭉치는 공동체 의식도 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빠르게 성장해온 경제상황 만큼 사회복지제도도 복지선진국을 모방하여 빠르게 변화되어왔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안전망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인간이 만든 제도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인지? 국가는 부자지만 빈곤하게 살아가는 선진국의 노숙자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에, 세계 어느 나라에도 완벽한 사회복지제도는 없는 것 같다. 완벽하지 못한 사회복지제도 즉, 공공부분의 불완전성을 보충해주는 역할이 민간부분의 복지행위일 것이다.

 

따라서 민간부분의 자발적인 복지행위는 제도적 사회복지의 모순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공동체가 인정하는 나눔의 대상과 나눔의 영역, 나눔의 수준 등에서 합의를 가져와 궁극적으로 공공부분의 사회복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촉매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들의 작은 기부, 나눔의 행위는 공공부분 사회복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단언한다.

 

연말연시 얼굴 없는 천사들의 아름다운 기부들에 대해서 그들은 누구일까? 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은‘천사들이다’는 것이다. 천사들의 행위를 통해 도움을 받는 이들도 있지만, 천사들의 행위를 모방하고 싶은 욕구도 생기게 하는 것 같다. 누구나 한번쯤 천사가 되고 싶었던 열망을 가졌던 기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얼굴 없는 천사들의 나눔 행위는 나눔에 대해 좀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많은 자극이 될 것 같다. 우리들은 그들의 행위로 인해 오랫동안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던 천사들로의 변신에 대한 열망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진정한 천사인 것 같다.

 

누구나 이웃 도울 수 있어

 

최근 기부문화 조성에 있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자신의 생계도 힘든 상황에 있지만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기부자들도 있다. 이처럼 나눔은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웃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행위이다. 특히 민간차원의 나눔 행위는 기부자에게 직접적인 행복감을 줄 뿐만 아니라 그 혜택을 받는 사람들에게도 공공차원의 지원보다 이웃사랑이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느낌을 준다. 나눔은 ‘주는 사람 받는 사람’모두에게 정신적 풍요를 줄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행위를 대물림하게 하는 좋은 교육적 본보기가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눔에 동참하는 용기인 것 같다. 주저하지 말고 나눔의 행위에 동참하면 될 것 같다. 작은 촛불이 모여 우리사회 전체를 환하게 비추게 될 그날을 위해.

 

△남연희 교수는 대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복지행정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