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결국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

학교측 "외압 아닌 시간 촉박해 검토 과정 미흡" / 일부 표현 자유 제한 유감 표명…시민단체 환영

▲ 7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전주 상산고 박삼옥 교장이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 기자회견을 갖고 인사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속보= 전주 상산고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고, 지학사 한국사 교과서만 사용키로 최종 결정했다. (6일자 2면·7일자 6면 보도)

 

상산고는 7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회견을 열고 지난 4일부터 한국사 교과서에 관한 재검토를 한 결과 역사교사·보직교사 연석회의, 교육과정위 심의, 학교운영위 자문 등을 거쳐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이날 “교학사 교과서 철회는 외압에 의한 결정이 아니다. 촉박한 일정으로 역사적으로 왜곡된 사실의 수정 여부가 뒤늦게 확인 돼 재선정한 것”이라면서 “교육부가 지난 6일 교과서 재선정 과정을 특별감사하면서 외압 여부를 확인했을 때에도 ‘어떤 외압도 없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교과서 검토과정에서 “교육부의 최종 승인을 받은 교학사 교과서가 지난 18일 전달됐고, 국회·전북교육청이 교과서 선택 기한을 1주일 정도 앞당기면서 시간이 촉박해 수정된 사실을 제대로 비교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 교장은 또한 “상산고 홈페이지의 일반인 게시판을 일시에 닫았던 것은 과도한 표현 등이 교육기관의 정서에 반한다고 판단해 이뤄졌으나 글을 올린 분들에 대한 사전조치 등이 미흡했던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오늘을 기점으로 게시판을 다시 열겠으며,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학생 대자보 철거와 관련해서도 박 교장은 “대자보 이전에 학생들과 여러 경로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지 못한 점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달했다”면서 “대자보 등 게시 장소로 교내 학생회 게시판을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 교장은 “일부 언론이 이사장·교장·교감이 친일론자이며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지적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교학사 교과서 외에도 지학사 교과서를 복수 선정한 사실을 누락시킨 대목은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가 아니다”면서 “교학사 교과서 복수 채택은 균형 잡힌 역사교육의 취지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전북교육혁신네트워크 등은 이날 회견을 열고 “만시지탄(晩時之歎)이긴 하나 상산고의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