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사업 '수의계약 특혜' 철저히 수사를

입찰 등 계약업무는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생명이다. 발주기관이 이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사적인 의도가 개입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브로커들이 개입해 특정 업체를 겨냥한 입찰조건 등을 제시하고 발주기관이 이를 적용하는 식의 ‘짜고 치는 고스톱’ 수법도 많다.

 

그 과실은 업체와 브로커가 따먹고 일부는 발주기관에게 돌아간다. 정치자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는 입찰질서를 훼손하고 예산낭비와 부실공사로 이어진다. 감사와 수사기관은 검은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엄단해야 마땅하다.

 

남원시가 발주한 추정금액 74억 원 규모의 ‘람천 고향의 강’ 하천정비사업도 그런 유형이다. 전북 소재 업체로 제한입찰을 했지만 가동보(유압식 수문제어장치) 공사는 충북의 한 업체(특허권자)와 수의계약을 했다.

 

수의계약은 대용품이나 대체품이 없을 경우로 제한하도록 국가계약법(26조)에 규정돼 있다. 그런데 도내에 대용품과 대체품이 있는 데도 남원시는 수의계약을 해 주었다. 입찰 당시 조달청이 도내 중소기업 우수 조달물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요청했지만 남원시는 묵살했다.

 

아예 충북의 특정 업체에게 공사를 맡기려고 작정한 것 같다. 특정 업체를 겨냥한 불법이 너무 노골적이다. 금품 로비가 없었다면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일일 것이다.

 

입찰에 개입한 브로커 2명은 업체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있다. 이젠 공무원들의 관련성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수사가 진행중인 데도 이 사업의 전결권자인 남원시 국장이 정년 6개월을 남기고 신청한 명예퇴직이 지난 연말 받아들여진 것은 석연치 않다.

 

문제는 남원시뿐 아니라 도내 상당수 시군이 충북의 이 업체한테 가동보 설치공사를 사실상 내정해 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업체는 연간 도내에서 발주되는 수백억 원 상당의 가동보 구매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수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추진되는 하천정비사업이 복마전이 돼서는 곤란하다. 더구나 특정 업체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돼선 안된다. 도내 하천정비 관련 공사는 56개소에 이른다. 영업시장 확대 과정에서 불거지는 뒷거래 소문이 많다.

 

업체와 브로커들의 금품로비 및 특정업체 선정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수사기관은 남원시 사건을 계기로 수사를 확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