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판소리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동초제(東超制)의 창시자 김연수(1907~1974)의 생애와 판소리를 집중 조명한 책이 발간됐다.
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김기형 고려대 교수, 김석배 금오공과대 교수, 김종철 서울대 교수 등 10명의 저자와 함께 동초 김연수의 고향인 전남 고흥군의 지원을 받아 ‘동초 김연수의 생애와 판소리’를 펴냈다.
이 책은 김연수의 판소리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기록으로 동초의 출생에서부터 업적, 그의 예술혼을 더듬어 간다. 또 동초제 판소리 다섯바탕의 미학과 특징, 인물 형상 등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동초제는 여러 판소리 명창들의 소리 중 좋은 점만 골라 재탄생시킨 판소리 계파로 동편제, 서편제, 만정제, 박녹주제, 보성제 등과 함께 국내에서 세가 큰 판소리 계파 중 하나다.
최 교수는 “김연수의 수제자였던 오정숙은 김연수를 ‘성스러운 분’이라고까지 치켜세웠다. 반면 판소리를 음악적으로 연구한 학자 중에는 김연수의 소리를 여지없이 깎아내린 사람도 있었다”면서 “김연수의 판소리가 이전의 판소리와는 다를 것이라는 전제로부터 출발했다”고 책을 펴낸 이유를 밝혔다.
그는 “김연수의 판소리는 전통적인 판소리와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만들어진 소리였다”며 “그는 연극적인 판소리를 지향했고, 판소리의 연극성을 극대화해 20세기 판소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인 연극적인 특성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의 말처럼 책 안에는 동초가 창극 운동에 평생을 바쳤다는 점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동초는 당대의 명창 유성준 문하에서 ‘수중가’ 한판을 떼었고, 서울에 올라와 ‘조선성악연구회’에 입회, 송만갑 문하에 입문하여 ‘흥부가’와 ‘심청가’를 배웠다. 1936년에는 정정렬 문하에서 ‘적벽가’와 ‘춘향가’를 전수하면서 판소리 다섯바탕을 모두 섭렵했다.
그 후 판소리 연구와 전수에 여생을 바치며 조선성악연구회 이사, 조선 창극좌 대표를 역임하고 김연수창극단과 우리 국악단을 창단해 창극 이론을 실천했다.
최 교수는 “김연수의 판소리를 종합적으로 수록한 책은 처음일 것”이라며 “그러기에 기본적인 사항만을 담았고, 이 책에 담긴 김연수에 관한 평가는 최종적인 것이아니다. 이 책을 계기로 김연수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