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진 작은도서관, 어떡하지

도내 117곳 대부분 장서 포화 / 매년 500권 구입…공간 부족 / "신규 조성보다 활성화 주력을"

▲ 전주시 덕진구 송천중앙로 덕진노인회관 안에 있는 큰나루 작은도서관에 벽면을 꽉 채운 책장에 빈 공간이 없이 장서가 돼 있다.

작은도서관 조성이 잇따르는 가운데 개수 늘리기보다는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작은도서관마다 신규 도서를 보관할 공간 부족을 겪으면서 운용의 묘가 요구되고 있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공립 작은도서관은 117개소다. 이 외에 3개소가 현재 공사 중이다. 2000년대 말부터 붐이 일어난 작은도서관은 도의 주요 시책으로 자리잡아 2015년까지 265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작은도서관은 5대 작은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주민의 접근성을 높여 삶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조성된 작은도서관은 장서 공간에 대한 고민을 호소하고 있다. 공립 작은도서관은 매년 500권 가량의 신규 도서를 구입하고 일부 기증을 받다보니 보관 해마다 도서의 숫자가 늘면서 물리적인 장소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동아리 활동, 교육 강좌 등 각종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별도의 공간을 갖췄지만 고유 기능인 도서 보관의 공간은 상대적으로 작은 형편이다.

 

실제 이날 찾은 전주시 덕진구 송천중앙로 덕진노인회관 안에 있는 큰나루 작은도서관에 들어서자 벽면을 둘러 싸고 빽빽히 책이 꽂혀 있었다. 한쪽 면은 겨우 창문을 가로막지 않은 상태로 책장을 놓았다. 이용자가 대부분 고령자이다 보니 안전을 위해 책장을 높이 설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서는 점점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었다. 지난 2009년 179㎡ 공간에 5000권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약 8000권으로 늘었다. 세미나실, 서고, 열람실 등을 제외하면 실제 책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은 빠듯한 상태다.

 

덕진노인복지관의 도서관 담당인 강은순 씨는 “수요가 많은 베스트 셀러와 신간 도서 위주로 구비하고 있지만, 공간 부족에 대한 뾰족한 수는 아직 없다”며 “점점 공간이 잠식돼 수납의 묘를 발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주시 완산구 새터로에 있는 꿈이있는나무 작은도서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아동과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그나마 바뀌가 달린 책장을 벽면과 직각 방향으로 배치했다. 하지만 책장 사이 공간은 어른 한 사람만 들어갈 정도였다. 이곳도 현재 8000여권의 도서를 보관하며, 점점 열람 공간을 줄여 장서를 하고 있다.

 

강인순 담장자는 “책 놓을 곳이 없다”며 “작은도서관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운영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작은도서관의 공간 부족은 애초에 예견됐다. 전북사립작은도서관협의회 정기원 회장은 “처음에 조성할 때부터 1만 권 이상의 도서 보관을 예상했어야 한다”며 “생색내기식이 아니라 왜 조성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고, 각 도서관마다 운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공간 부족의 대안으로 상호대차 도입이 꼽히지만 요원한 상태다.

 

도 관계자는 “도서가 공공시설의 자산으로 돼 담당자가 분실 책임을 져야 하고 통합도서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시 단위 10억 원, 도 단위 20억 원의 예산이 들어 현재는 상호대차 체계의 구축이 어렵고 도서관간 시스템의 호환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도에서 권장하는 작은도서관의 크기는 165㎡로 공립의 경우 불용도서 또는 이용이 적은 도서는 서가에서 빼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올해는 신규 조성을 최소화하고 활성화에 중점을 둬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