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의 전략 공천

민주당은 선거전선에 이상 기류가 감지됨에 따라 김한길 대표등 당 지도부가 총 출동해서 호남 민심 복원에 나섰다. 민주당이 이번처럼 위기의식을 느낀 건 처음일 것이다. 그간 민주당은 1988년 이후 특별한 노력 없이 호남에서 만큼은 절대적 지위를 누려왔다.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아 왔던 터라 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도민들은 당 대표가 와서 구애작전을 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워낙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서인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예전에는 민주당이 미워도 사랑으로 감싸주며 안아줬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도민들은 우선 정권 잡을 기회를 놓친 것에 실망이 크다. 특히 대선 이후 정국 상황을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갈 수가 있었지만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로 오히려 새누리당에 끌려가는 모습에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한 사상 초유의 사건을 새누리가 NLL로 물타기 해 정국 주도권을 놓친 것에 더 실망하고 있다. 이런 정권을 밀어줘봤자 정권을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민주당에 등 돌리고 있다. 도민들은 민주당이 여당인지 야당인지 헷갈린다는 반응이다. 적당히 새누리당과 짝짜꿍해서 잘 해먹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도민들의 태도가 냉랭한데도 당 지도부의 대응 방법은 미사여구만 늘어놓고 있다. “예전같이 투표소에 가면 민주당으로 바뀔 것이다. 안철수 신당은 성공할 수 없다. 과거 문국현씨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 같은 현실 인식 갖고서는 전북 민심을 바꿔 놓을 수 없다. 더 염려스러운 건 김한길 대표의 전략공천 발언이다. 상향식 공천 운운하다가 도지사 후보를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발언은 모순이다. 그간 열심히 당원을 모집해서 그나마 지지율을 30%대로 끌어 올린 도지사 주자들에 허탈감을 안길 뿐더러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

 

지금 당 지도부가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말하면서도 전북 당원들을 한마디로 우습게보고 있다. 당 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하면 따라 오겠지 하는 생각은 어림 없다. 도민들이나 당원들이 결코 핫바지가 아니다. 호남이 없으면 민주당이 없다는 식으로 어우르고 달래 갖고서는 민심을 되돌려 놓을 수가 없다. 전북은 광주 전남 때문에 피해를 봐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아무튼 도지사 후보 결정은 당원들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는 경선 방식으로 치러져야 그나마 민주당이 살 수 있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