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형 혁신학교 질보다 양이 우선인가

올해로 4년차를 맞고 있는 전북형 혁신학교 정책 궤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미래사회의 요구와 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획일적 공교육의 개혁 프로젝트로 추진된 혁신학교 재지정 과정이 결코 혁신스럽지 못함을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2011년 지정된 제1기 혁신학교 20개교에 대해 지난해 10월~11월 실시된 종합평가에서 경험교사 부족·수업혁신 부실화 등으로 당초 재지정 기준에 미달로 드러난 4개교(초교 1·중학교 3)를 혁신학교 대상에서 탈락시키지 않고 현장조사를 전제로 유보시키더니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 최근 재지정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렸다.

 

종합평가를 맡았던 교육종합연구소가 재지정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 4개교 대해 탈락을 요구했던 것이 무색해졌고, 종합평가를 뭣하러 했는지 의문이 든다.

 

본란은 이에 앞서 기준미달 학교에 대해 도교육청이 극히 이례적으로 유보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과 관련, 유보 조치는 옳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북형 혁신학교는 학생·교사·학부모 모두의 행복한 배움과 성장이 일어나는 학교를 만들어 나가는등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시작했고 김승환 교육감의 성공한 정책의 하나로 꼽혔다. 이런 혁신학교 운영이 올해 교육감 선거를 의식, 기준미달 학교까지 재지정해 잡탕식이 될 경우 혁신은 퇴색되고 추진동력 마저 상실될 수 있어 재지정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혁신학교는 전북지역에 현재 101곳이 지정돼 앞서 2009년 도입한 경기도 등 타도를 제치고 전국에서 혁신학교 비중이 가장 높다. 이같은 혁신학교 수는 김승환 교육감이 임기중에 만들겠다는 100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공교육 정상화는 혁신학교 숫자에 있는게 아니라 얼마나 내실을 기하느냐에 달려있다. 혁신학교가 기준미달 학교까지 포함돼 일반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게 희석돼 운영된다면 일방통행식 경쟁체제에서 탈피해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학교 모델이 결코 될 수 없고 파급효과도 거둘 수 없음은 자명하다. 내부에서 조차 너무 혁신학교 수를 늘리는데 급급해왔다는 비판이 없지 않은 만큼 이제는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성장을 통해 한단계 더 성숙시키는게 중요하다. 일부 교사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재지정을 반대했던 점도 곰곰이 곱씹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