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보조금을 가로챈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들이 또 무더기로 적발됐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최근 3개월간 특별 단속을 벌인 결과 어린이집 등 보건·복지시설 19곳, 농축수산 2곳, 장애인 콜택시 등 산업 일자리 2곳 등 모두 24곳을 적발하고 39명을 검거했다고 그제 밝혔다. 이들이 빼먹은 국가 보조금이 36억 원에 이른다.
경찰이 적발한 범죄사실을 보면 작위적이고 치졸하다. 전주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최모씨(43)는 간호조무사 영양사 교사 등을 허위로 등록해 인건비 수천만 원을 빼돌렸다. 또 허위로 식자재 납품업체를 설립해 허위지출서를 작성하는 등의 수법으로 모두 1억3000만 원 상당의 보조금을 가로챘다.
유치원 원장 이모씨(여·47) 역시 전주교육지원청으로부터 보조금을 타낸 뒤, 교재비와 광고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3억5000만 원 상당액을 빼돌렸고 군산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던 박모(여·56)씨도 운영계좌와 개인개좌 등을 이용, 모두 808차례에 걸쳐 국고보조금 6억5000만 원을 가로챘다.
어느 장애인 단체 임원은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면서 근무하지 않은 운전기사가 운전한 것처럼 속여 인건비 300만 원을 지불했다. 영농조합법인 이사는 농특산물 생산가공시설 공사를 한 뒤 정산서류를 허위로 작성, 고창군으로부터 5억4000만 원 상당의 국고 보조금을 챙겼다.
이런 판이니 도둑이 따로 없다. 국가 보조금은 ‘눈먼 돈’, ‘먼저 보는 게 임자’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적발되지 않은 곳도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곳곳에서 국고 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다고 보면 틀림 없다.
문제는 국고 보조금을 가로채는 범법행위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조금 지원기관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반짝단속에 그치거나 관리 감독기능을 소홀히 하면 언제든 ‘딴 짓’을 할 수 있는 게 보조금이다.
국가 보조금은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관리감독이 뒤따르지 않으면 눈 먼 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감독 기관은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부정 수급된 보조금은 전액 환수 조치하고 강력히 처벌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