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를 마친 후 익산 북부시장에 들렀다. 5일장인 전통시장으로 장날에는 다소 붐비는데, 설날 전날이라서인지 한산했다. 과일가게와 떡가게는 사람들로 붐볐다. 30여년동안 가게를 운영해온 할머니께 요즘 장사가 어떠냐고 물었더니, “경기가 안좋은께 별로, 시장은 갈수록 죽어, 설날이 월말과 겹쳐 돈을 안 써”라고 했다. 저녁 무렵 고향집으로 돌아가는데 마을 어귀에는 귀성차량이 몇 대 보이지 않았다. 다소 씁쓸했다.
고향은 출향민에게 두 가지로 다가온다. 하나는 포근한 마음의 고향이다. 다른 하나는 성공해서 찾아야 하는 고향이기도 하다. 설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에 나섰다. 몇 년 전과 달리 성묘객도 많이 줄어들었고 시골 분위기는 다소 생동감이 없었다. 구정 설은 고향을 찾아 조상님께 제사지내고 가족 그리고 이웃과 함께 새출발 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옛날에는 이웃 어르신께 세배 드리고 덕담과 함께 윷놀이를 하면서 흥겹게 지냈다.
2014년 청마(靑馬)의 해가 시작되었다. 전북은 국가예산 6조원 시대를 맞이하였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복지예산이 100조원을 훌쩍 넘어선 반면, 경기가 좋지 않아 세금이 잘 걷히지 않는다. 또한 저출산 고령화로 복지지출은 계속 증가할 것이고, 청년층의 일자리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205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약 38%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젊은이들이 벌어서 노년층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얘기다.
2014년! 전북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첫 번째는 성장의 구심점을 찾아야 한다. 즉 전북도민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 새만금이 성장의 중심축이라면 속도를 내서 빨리 끝내야 한다. 또한 일선 시, 군도 지역특성에 맞는 성장산업을 육성하여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출향민들도 관심을 갖고 설명절에 고향을 찾게 된다.
두 번째는 잘못된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울에서 전북 사람들이 최고의 인기다. 성실성, 따뜻한 마음과 뜨거운 열정 때문이다. 전북은 그동안 식량생산을 통해 국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했고, 근대화 과정에서 서울, 부산, 대구, 창원, 인천 등 산업도시로 이주해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지역발전이 소외됐다고 불평하는데 앞으로는 전북이 국가발전의 핵심 축이 될 것이다.
세 번째는 꿈을 키워야 한다. 우리 고장은 세종시와 인접해 있고, KTX 개통에 따라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용이하며, 맛있는 음식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져 있다. 지리산, 덕유산, 내장산, 미륵산,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으로 관광객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전국에서 토지비용이 가장 낮아 기업 유치에도 적합한 지역이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몫이다. 전북은 대한민국의 꿈이며 미래이다. 2014년 청마의 해를 맞아 도민 모두가 희망과 생동감으로 힘차게 출발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