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상의 지도자

선거철이 되면 ‘나요, 나요’를 외치며 나타나는 공직 후보들이 많다. 대통령 선거 후보는 그 수가 한 자릿수에 그치지만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는 입지자가 엄청나다.

 

도내의 경우 도지사, 교육감, 기초단체장 14명, 광역의원 34명, 기초의원 163명을 선출한다. 매번 선거 때마다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1,000명 전후다. 어느 지역은 입지자가 너무 많아 여론조사 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공직선거 입지자들은 얼마나 준비된 인물들일까. 현역과 매번 출마하는 입지자들이 많으니, 상당수의 입지자들은 준비를 많이 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세금 먹고 활동하는 공직을 꿈꾸는 사람들이니, 능력과 도덕성, 청렴성 등을 두루 갖췄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그들의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는 것은 승자독식의 전쟁에서 이기겠다는 생각이다. 선거는 1등만 인정을 하고, 승리에 따른 모든 전과를 얻어 누릴 수 있는 전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하지 않기 위해 많은 입지자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일쑤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 행위는 선관위와 검경의 그물에 걸려들든, 양심적인 유권자 신고에 덜미가 잡히든, 상대방의 감시망에 걸리든, 내부 선거운동원의 배신이든, 자중지란이든 결국 만천하에 드러나게 마련이다. 입지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나는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선거는 지도자와 감시자, 일꾼, 봉사자를 선출하는 중대사다. 모든 선거는 똑같은 무게를 갖는다. 지도자가 어떻게 사고하고, 조직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조직의 명운이 달라진다.

 

지도자는 많은 덕목을 갖춰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전북일보가 지난 7일 전북대 진수당에서 개최한 ‘6.4지방선거 필승전략 워크숍’에서 박호군 새청치추진위공동위원장이 제시한 몇가지 덕목은 주목할 만하다.

 

첫째, 주민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 둘째, 나보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셋째, 다른 사람의 능력을 최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넷째, 인재를 판별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또 박 위원장은 이렇게 덧붙였다. 노자는 지도자의 등급을 4등급으로 구분했는데, 태상(太上)의 지도자는 백성이 그 존재를 알 뿐이지 지도자가 뭘 하는지 굳이 알지 못해도 태평성대를 누리며 살 수 있도록 하는 지도자다. 어쨌든 공직후보자는 먼저 도덕성을 갖추고 역량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