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오바마 정상회담, 한일갈등 '핫이슈'

靑관계자 "오바마 일본→한국 순차방문, 한일 관계 도움될 것" / 오후 케리 美국무장관 접견서 의제논의 관측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오는 4월 한국 방문이 13일 우여곡절 끝에 확정되면서 이제 관심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제에 모아진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애초 2박3일간 일본만 국빈방문 하려다 한국 정부의 강력한 요청으로 일본과 한국을 각각 1박2일씩 '쪼개' 방문함에 따라 한일관계가 회담의 핵심테마가 될 것이 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한 때 강력한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최근상황 평가 ▲북한 비핵화 촉진 방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지속적 이행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내 최대 경제현안인 환태평양경제파트너십(TPP) 추진에 대한 의견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동맹 발전과 한반도·동북아·범세계적 문제에 대해 양국 정상간 깊이 있게 논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국과 일본이 국제무대에서 팽팽한 '과거사 외교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방문인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뒤 바로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이면서 여느 한미 정상회담보다도 한일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 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미국을 지렛대로 한 대일(對日) '우회 압박'의 기회로 삼으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한일간의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박 대통령에게 한일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주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본은 미·일 동맹에 기대어 역내 발언권을 강화하고 안보역량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지만,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을 중국 견제의 축으로 삼고 있는 미국으로 서는 과거사 갈등으로 한·일 양국의 틈이 벌어진 것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일본의 인식변화가 없는 한 한일 정상회담은 불가하다는 입장이 확고한 만큼,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찾으면서 한일 갈등에 대해 의미있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으로서는 한일관계가 잘 풀려나가기를 바라는 입장이고, 그런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을 들러 한국에 오는 만큼 한일간 역사갈등에 대한 이야기가 당연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가 잘 풀려야 한다는 필요성은 다 알지만 일본의 태도가 부족해서 그런 상황이 안되는 것"이라며 "그런 인식 하에서 한미 정상간 유익한 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러 오는 게 한일관계에 도움은 된다고 본다"며 "이번 아시아 방문이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바람직한 목적에 쓰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을 청와대에서 접견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과 관련한 이야기가 당연히 오갈 것으로 본다"고 밝혀 정상회담 의제에 관한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