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학교 동네축구부 '일냈다'

고창북중, 창단 3년만에 금석배 준우승 기염

▲ 창단 3년 3개월만에 금석배 축구대회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올린 고창북중 축구부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전교생 180여명의 시골학교 고창북중 축구부가 창단 3년여 만에 2014 금석배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고창북중 축구부원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때 선수로 뛴 적이 없는 동네축구 출신들이어서 준우승의 감격이 남달랐다.

 

고창북중은 24일 군산월명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해남중과의 결승전에서 전반에 선취점을 올렸으나 후반 들어 두 점을 잇따라 내주며 1-2로 아쉽게 패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지켜본 김은식 교장은 “비록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이 자랑스럽고 잘 했다고 생각한다. 감독과 코치, 전교생이 혼연일체가 되어 학부모들의 보살핌 속에서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관중석에서 북과 꽹과리를 동원해 열심히 응원하던 100여명의 고창북중 학생들과 선배들, 학부모들도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사실 고창북중이 이번 금석배 대회에서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고창북중은 예선풀리그에서 인천FC남동U-15를 2-0, 경기도 안영중을 5-3, 경기도계남중을 2-1로 누르고 도내 팀들 중 유일하게 3전 전승으로 본선에 올랐다.

 

결승까지 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16강전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경기도 율전중과 충북 신명중을 누르고 힘겹게 4강에 진출했고, 이어서 준결승전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인 광주 광덕중을 1-0으로 이기며 결승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고창북중이 축구부를 창단한 지 3년 3개월. 그러나 시골학교에서 선수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감독과 코치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클럽대항전 등을 지켜보면서 선수를 발굴했다. 이날 경기에 나선 선수들도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학교에 올라와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학생들이다. 운동을 시작한지 이제 겨우 6개월 된 선수도 있다.

 

운동여건이 좋은 것도 아니다. 고창북중은 기숙사를 갖춘 자율형학교로 정규수업을 중시한다. 문화예술 활동이나 체육특성화 교육을 추구하되 교육과정이라는 기본계획을 어기지 않는다. 그러나보니 학생들이 운동하는 시간도 하루 2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황정렬 감독은 “학생들이 운동을 늦게 시작한데다 운동하는 시간도 많지 않다 보니 체력이 약하다. 전반전에는 괜찮다가도 후반전이 되면 고전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