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안철수 후보단일화시점을 상기해 보자. 이 때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위한 국민연대’가 결성되었다. 조국, 정태인, 우석훈 등이 참여한 국민연대는 진보 보수의 이념적 틀을 넘어, 민주주의 복지 평화의 가치에 동의하는 분들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궁극 목표는 2017년 정권교체
나아가 대선을 열흘 앞둔 문재인 후보는 국민정당을 선언했다.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 새로운 나라로 가기 위해 “리모델링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짓는 수준으로, 우리 정치의 판을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지역, 이념, 정파, 계파를 넘어 정치권은 새롭게 재편돼야 한다”며 “새로운 국민 정당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어쩌면 이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신당 발표는 오히려 늦은 면이 있다. 안철수의원 측이 통합 시도 대신 독자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격 합의가 가능한 배경은 역시 새정치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연이은 약속파기와 그 뻔뻔함에 두 세력은 약속정치를 내걸고 뭉친 것이다. 그 고리는 기초선거정당공천폐지다. 안철수의원측은 민주당이 수천 수만의 지자체장, 의원의 탈당을 감수하면서까지 약속을 지키겠다는 결단을 보고 정치혁신의지를 받아들인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불리한 언론환경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뭉쳐야 한다는 현실에 모두 공감한 것이다.
궁극 목표는 2017년 정권교체이다. 신당의 의미는 단순히 당을 새로 만드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둘을 합쳐 둘이 되는 것에 머물러서도 안된다. 단순히 지방선거에 이기기 위한 후보단일화에 안주해서도 안된다. 새정치 가치와 민주당 정통성의 결합이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진보적 유권자와 중도 유권자의 결합을 이뤄내고 비정상적인 한국정치를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나가야 한다. 지역주의에 의존한 영남보수의 이념적 지역적 특권적 지배에서 다수 국민을 위한 나라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지방선거 승리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고 2016년 총선승리를 통해 의회권력을 회복하고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먼저 비전이 뚜렷해야 한다. 정치혁신과 민생주의를 정책과 주장을 통해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 민생을 내세운 정치와 정치혁신을 통한 민생실현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보편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 한반도평화에 대한 확고한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또한 신당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새로워야 한다. 작은 이해를 둘러싼 다툼과 개인적 야심을 내세운 지분 나누기는 있어서는 안된다. 원칙은 분명히 세우되 지리한 시간끌기는 감동을 주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신당창당 공격이 무차별로 이뤄지는 속에서 불필요한 논란은 국민의 기대를 떨어뜨릴 것이다.
고단한 국민 삶에 희망의 정치 열어야
모든 것은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신당은 새정치연합의 혁신과 민주당의 정통성 계승이 승화된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 실천을 통해 국민신뢰를 얻고 비전 제시를 통해 가능성이 열려야 희망을 줄 수 있다. 생활고에 못이긴 연이은 자살사태를 초래한 정부의 잘못을 야당에 뒤집어씌우는 뻔뻔한 거짓의 정치, 야만의 정치를 끝내고 진실의 정치, 포용의 정치로 들어가야 한다. 신당은 단지 반새누리당연합이 아니라 고단한 국민의 삶을 보듬어 희망의 정치를 열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