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살이 창틈으로 스며들어 햇살 한줌 가슴에 안았다
언 가슴이 금세 따스해
오래 전에 가신 어머님 생각에 눈시울이
젖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햇살로 태어나
누구의 빛이기를 거부한 응달은 아니었을까
누군가는 내게 이렇게 따뜻한 햇살 한 줌
간절히 바랐을 지도 모르는데
한번도 뒤돌아보지 못했다
만물을 거느리는 온정으로도 못다 해
자연의 섭리마저 거부하는 자만
그 가슴마저 녹여주는 손 길
잠시 머물다 사라져 간 햇살 한줌은
성자의 자비인 듯
오래 오래 해 다 지도록 가슴에 머물고 있었다
△ 배환봉 시인은 1992년 〈문예사조〉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시집 〈봄볕 내리는 뜨락〉 〈따스한 햇살 조금씩 모아〉 〈들건너 저편〉 〈무루나무골 들목〉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