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대 첫 공모제 선출 나의균 총장 "도내 전략산업 연계 대학 특성화로 위기 극복하겠다"

단과대·학과 자율책임운영 기초학문·연구지원 강화도 / 교육개발·국제교류원 통해 학생 글로벌 능력 향상 노력 / / 산업체 현장 맞춤인력 양성 / 시민 위해 평생학습 활성화

▲ 10일 오전 군산대 총장실에서 나의균 총장이 앞으로 대학 발전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군산본부=오균진

첫 공모제로 실시된 선거를 통해 제7대 군산대학교 총장으로 임명된 나의균(59) 총장.

 

지난해 12월 치러진 이번 선거는 그동안 교내 구성원들에 의해 학내 인사를 총장으로 선출해 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총장 후보자 외부인사 참여와 외부 선거인단 구성으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었다.

 

나 총장은 임용후보자 1순위로 선출돼 지난달 1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임명안이 최종 의결돼 2018년 2월 28일까지 총작직을 수행하게 됐다.

 

지난 3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가운데, 10일 오전 대학 내 아카데미홀에서 취임식을 갖는 나의균 총장을 만나 향후 대학 운영에 관한 소신과 철학을 들어 봤다.

 

-첫 공모제 총장 취임을 축하하며, 임용후보자 선출 이후 총장직 수행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 왔습니까.

 

“공모제가 대학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유발하고 홍보효과를 톡톡히 거두는 등 장점이 많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거점대학으로 함께 호흡하고 발전해 나가는 대학으로 성장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국내 모든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점차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학정원 10% 감원은 신호탄에 불과할 정도로 모든 대학이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을 것입니다.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임용후보자가 되면서부터 4처장(기획처, 교무처, 학생처, 산학협력단)을 내정하고 준비해 왔습니다. 기계, 자동차, 식품, 조선, 신재생 에너지 등 도내 전략 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방안을 추진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4처장 내정자들과 1월부터 매주 2번씩 만나 논의했으며, 2월부터는 함께 각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으며 현황을 파악하고 대학 특성화 구조조정안 등을 마련했습니다. 또 유능한 분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주요 보직자 인선을 실시했습니다. 결국 일은 같이 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어서 측근이라고 알려진 분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모시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업무 시작 이튿날부터 각 단과대학별 투어를 실시해 단과대별 발전방안도 모색했습니다. 업무를 시작한지 일주일여에 불과하지만 두 달여가 넘는 준비기간 탓인지 업무수행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총장 임용후보자 선출 당시 공약과 향후 대학 운영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학브랜드강화, 작은 본부·강한 학과, 대학재정 확충, 연구지원 강화, 창의적 글로벌인재 양성, 교직원 복지향상, 지역사회와의 연계강화, 소통하는 대학문화 조성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기초학문 육성, 특성화 운영기반 구축 및 지원, 단과대 자율책임경영제 및 학과 자율책임 운영제 도입, 재정 효율화 전담팀 운영, 대학원 활성화, 연구지원 강화, 기초교양 및 인문사회교육 강화, 산학연관 연계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할 것입니다. 우선 특성화 기반 구축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며, 국립대 공공성 교육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기초학문 분야를 확보해 나갈 것입니다. 대학발전을 위해 기획과 전략이 필요한 만큼, 기획처장을 위원장으로 8~9명 정도의 소수 정예화 된 미래전략위원회를 총장 직속으로 구성해 국책사업 등을 분석하고 컨트롤 해 나갈 생각입니다. 지역 전략사업과 연계한 사업단 중심의 융복합 특성화에 지원을 집중하고, 대학운영 기술지주회사를 통한 수익 극대화 등 수익창출 구조의 다양화로 재정을 확충하겠습니다. 교수들의 연구 능력 향상을 위해 지원을 강화하고 교수평의회와도 상생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보다는 평의회와 함께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절충안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학생들의 교육여건 개선과 취업률 향상 방안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오.

 

“학생은 대학 구성원 중 가장 중요한 구성원입니다. 전국의 대학들을 대상으로 6개 핵심역량 부문에 대해 실시한 ‘대학생 핵심역량 진단평가’ 비교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학생들은 외국어와 컴퓨터 활용 등 2가지 분야에서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비(非)교과 영역을 활용한 과정을 확대하고, 교육개발원과 국제교류원 등을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능력을 향상시켜 나갈 것입니다. 특히 컴퓨터 활용을 위한 동아리 활동을 적극 지원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03년 호남 최초로 공학인증 교육을 유치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인증교육을 확대해 교육의 질을 관리할 것입니다. 인증제는 대학의 교육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각 부문별로 확대할 것입니다. 최근 기업들은 맞춤형 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맞춤형 교육 못지 않게 산업체와의 교류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1990년대부터 군산국가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한 사업계획을 제안하고 산업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매년 수차례 포럼을 진행해 오는 등 축적된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할 것입니다. 설문조사를 통해 산업체가 필요한 교과목을 개설하는 등 교육을 현장 맞춤형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고, 500여개 가족기업을 직접 관리해 나가면 전국 국립대 평균 취업률 50%보다 10% 높은 60%대 취업률을 달성도 무난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해상풍력 부문에 주력하고 과학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해 보고 싶습니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조했습니다. 연계 방안은 무엇입니까.

 

“군산사범학교로 출발해 올해로 개교 67년이 됩니다.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 돼 한참 일하기 시작할 나이로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습니다. 군산시, 시민단체와 함께 평생학습·평생교육을 강화할 것입니다. 지금의 대학은 여러 가지 사회적 기능을 요구합니다. 지역 주민들이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재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원을 활용해 군산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교육을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협동조합을 코드로 잡고 평생교육원이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링크(LINC) 사업단을 중심으로 지난 연말부터 추진해 온 지역 협동조합 지원사업을 적극 추진해 이들 협동조합이 본 궤도에 오를수 있도록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시민과 대학이 밀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학을 운영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격적으로 다가가겠습니다. 대학은 크게 연구중심과 교육중심으로 나누어집니다. 군산대는 교육중심 대학입니다, 교육중심 대학의 근간은 산학협력입니다. 교수들이 산학협력으로 향하게 만들겠습니다. 산학협력이 기업체와의 관계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산학협력은 인문대학에서도 가능하며 관공서, 유관단체와도 필요합니다. 기계공학 등 제조업 분야뿐 아니라 IT, 행정, 서비스 분야 등 광범위하게 산학협력을 추진하며 지역과 학교가 상생하는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 나의균 총장은 테니스 실력 수준급 록밴드 단원 활동도

 

나의균 총장은 전공 분야 이외에도 예체능 분야에서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

 

테니스 실력은 전국대회에서 우승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대학시절 합창단장과 록밴드 베이스 주자로 활약하며 전북대 그룹사운드 ‘싱건지’ 창단의 모태가 되기도 하는 등 다재다능하다.

 

당시 팝가수 ‘사이먼과 가펑클’의 음악을 섭렵하고 지금도 기타연주를 즐기는 나 총장은 세미클래식 분야의 음악을 즐겨 듣는 낭만파이다.

 

나 총장은 “기계공학 교수가 의외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젊은 날의 열정 덕분에 예체능 분야 교수들과도 격이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제에 태어나 익산 남성고를 졸업하고 전북대학교에서 기계공학 학사 및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나 총장은 조선해양기자재협의회 회장, 전북자동차기술원 이사,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공학교육인증 평가위원,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 특별조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기계학회 호남지회 부회장과 한국자동차공학회 호남지부 부회장으로 활동해 왔다.

 

나 총장은 ‘민주적 화합’, ‘합리적 경영’, ‘능동적 참여’로 지역과의 유대 속에서 발전하며 대학브랜드를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나의균 총장은 “향후 6개월이 대학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며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고 비효율을 과감히 도려내며 극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엄격할 것이다”며 “대학 구성원들 모두 미래를 위해 열정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