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전주·비호·온고을마라톤 "유니폼만 다를 뿐…모두가 한가족"

타지 대회 출전땐 버스 함께 이용 / 합동훈련 하며 정보 공유하기도 / "전주마라톤 부활 우리가 이끌 것"

▲ 2014 마이산 전국마라톤대회가 열린 지난 9일 전주·비호·온고을 마라톤 클럽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3월부터 생활체육 주말리그가 시작됐다. 시군별 종목별로 10월까지 이어지는 주말리그에는 도내에서 4200개 클럽에 18만명이 참가해 경쟁을 벌인다. 또 여기서 선발된 우수클럽들은 11월에 열리는 왕중왕전에도 참가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삶의 활력을 찾기 위한 생활체육은 필수다. 또 클럽 중심의 활동에서 클럽간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생활체육이 경쟁에만 치우치는 것은 곤란하다. 실제로도 많은 클럽들이 경쟁속에서도 서로 손을 내미는 동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북일보사는 서로 경쟁하면서 교류하는 동호인 클럽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난을 마련한다.

 

전북일보사와 진안군이 공동으로 마련한 2014 마이산 전국마라톤대회가 열린 지난 9일 오전 10시 진안군 정천 수변체련공원. 대회에 참가한 열 댓 명의 선수들이 서로 반갑게 맞으며 선전을 다짐한다. 언뜻 봐도 유니폼이 서로 다르다. 그런데도 모두가 한 가족처럼 화기가 넘쳐난다. 전주마라톤(회장 마옥연)과 비호마라톤(회장 권희갑), 온고을마라톤(회장 김형록) 회원들이다.

 

이들은 전주를 대표하는 마라톤클럽이다. 1999년 창설된 전주마라톤이 ‘맏이’ 격이다. 회원수가 110명으로 가장 많고 에이스들의 기록도 좋은 편이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가장 많고 50대와 30대가 그 뒤를 따른다. 회원수가 많다보니 평일에는 동별로 나누어 주거지 부근에서 별도로 훈련한다. 일요일에는 전체가 모여서 완산체련공원이나 소양 등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한다.

 

비호마라톤클럽은 전주마라톤과 불과 몇 개월을 사이에 두고 탄생했고, 온고을마라톤 클럽은 2001년에 만들어졌다. 비호와 온고을은 회원수가 40~50명으로 비슷하고 훈련방식 등에서도 닮은 점이 많다. 화요일과 목요일에 전주종합경기장 등에서 개별훈련을 하고 일요일에는 합동훈련을 한다. 온고을은 금산사, 구이, 소양, 삼천, 전주대, 모악산 등을 자주 뛰고, 비호는 완산체련공원에서 한일장신대 방향 등을 자주 이용한다.

 

마라톤 동호회원들은 클럽이 달라도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 지역에서 달리다보면 서로 마주치고, 함께 뛰기도 한다. 각종 대회에서도 자주 만난다. 단순히 얼굴을 아는 정도가 아니라 상대의 기록도 대충은 아는 정도다. 대회에 출전해서는 경쟁 상대이지만, 평소에는 같은 취미를 가진 동지들이다. 더욱이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때면 비호와 온고을 클럽이 버스를 함께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한 개 클럽만으로 한 대의 버스를 다 채우기 어려운 때문이다. 전주마라톤과의 관계도 그렇다. 지난해초까지만해도 3개 클럽이 함께 모여서 합동훈련을 하기도 했으며, 앞으로도 기회가 오면 합동훈련을 하겠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2000년을 전후해서 전주에 마라톤클럽이 생겨나게 된 것은 2001년 시작된 전군 국제마라톤대회와 관련성이 깊다. 사람들은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마라톤대회의 참가를 꿈꾸며 마라톤클럽을 만들어 함께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4~5년 뒤에는 전주지역 마라톤 붐이 최고조에 이르게 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군마라톤대회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현재는 전주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마라톤대회가 없다. 마라톤 동호회원들은 전주시가 생활체육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마라톤대회를 개최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마라톤은 힘든 운동이다. 특히 42.195㎞ 풀코스는 인간 한계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그래서 풀코스를 준비하는 회원들은 평일에는 10㎞, 주말에는 20~30㎞씩을 기본으로 달린다. 그러나 마라톤 대회에는 풀코스 뿐만 아니라 하프나 20㎞, 10㎞, 5㎞ 코스도 있다. 5㎞나 10㎞ 코스는 조금만 준비하면 누구든지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전주마라톤클럽 마옥연 회장은 “초보들도 클럽에 들어오면 함께 달릴 수 있다. 클럽마다 도와주는 분들이 있다. 겁내지 말고 문을 두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