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하천 가동보 사건은 공무원 범죄의 절정을 보여준다. 지난 1월 전북도청 치수방재과장으로 있던 이모 서기관(4급)이 진안 충혼탑 인근에서 자살했다. 당시 이 과장은 도청이 발주한 하천 가동보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 경찰 수사망이 좁혀 오자 심적 부담을 느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에는 도내 자치단체 하천 가동보 사업을 다수 수주한 충북의 청옥산업 상무 신모씨가 회사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씨는 청옥산업의 전북 담당 간부였고, 10억 원대 로비자금을 관리한 핵심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청옥산업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하천 가동보 사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하천 가동보 공사와 관련해 8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강완묵 전 임실군수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이 몸통은 보호하고 깃털만 뽑아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런 징후가 농후하다. 이번 사건이 터진 것은 지난 연말이다. 지난해 12월 경찰이 남원 가동보 사건 수사에 착수한 후 브로커 3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작 뇌물을 받은 공무원은 색출하지 못하고 있다. 피의선상에 있던 도청 간부 공무원이 자살하자 마치 없던 일로 하는 듯 관련 수사는 잠잠하다. 이번 사건은 용의자 2명이 자살하고, 도내 상당수 자치단체가 연루된 공무원 뇌물사건이다. 경찰이 임실을 마무리하고 차근차근 수사하겠다는 것은 마치 쏟아진 쌀을 한 알 한 알 주워 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경찰은 이씨와 신씨의 직접 사인이 공무원 사회에 만연한 조직적 뇌물비리가 저지른 타살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뇌물사건에 살인사건이 더해진 강력 사건이다. 경찰은 수사력을 대폭 보강, 뇌물 및 살인 사건의 몸통을 확실히 색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