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경비보안업체 관리시스템

차량용품점 피해…CCTV 통째 털렸는데도 몰라 / 시설 설치때 설명 없고 2년동안 점검 한번도 안해

경비보안업체의 허술한 보안시설 때문에 거액의 현금이 털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에서 차량용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지난 17일 오전 9시께 직원으로부터 금고 안의 현금 2200만원이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 황급히 달려갔다.

 

금고털이범은 감지 센서가 설치되지 않은 옆문을 통해 침입, 금고를 부수고 그 안의 현금과 수표를 가져갔다.

 

이 털이범은 또 범행장면이 녹화된 외부 CCTV 하드디스크도 송두리째 가져갔다. 하지만 이 차량용품점를 담당하고 있는 B보안업체 직원은 A씨가 경찰에 신고를 한 후 직접 업체에 연락을 한 이날 오전 10시께가 돼서야 현장에 나타났다.

 

그제서야 이날 새벽 3시께 CCTV의 작동이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CCTV 화면이 B업체로 전송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CCTV가 망가진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CCTV가 망가졌을 때 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면 범인을 잡았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이어 “B업체는 우리와 계약한 이후 지난 2년간 단 한번도 시설 점검을 하지 않는 등 보안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믿고 맡겼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참담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보안시설 설치 초기 B업체가 시설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운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차량용품점의 출입구가 총 세 곳인데 주출입구 한 곳에만 감지 센서를 달도록 했고, 내부 센서도 금고가 있던 곳에서 떨어진 사각지대에 설치되는 등 보안시설이 미흡했음에도 업체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사전 설명 및 안내가 없었다는 것.

 

A씨는 “누가 봐도 허술한 보안시설인데 시설을 개선하도록 안내도 하지 않았고, 사건이 터진 이후에서야 감지 센서를 설치하는 등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땜질 처방만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업체 관계자는 “이미 경찰에서 이번 절도사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중간에 나서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절도사건이 전문털이범 또는 지인의 소행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