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자본과 기술을 앞세운 대형 프랜차이즈점과의 경쟁에서 당당하게 승리한 전주시내 한 제과점이 전북을 대표하는 동네 빵집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국가기술자격 제과기능장을 취득, 33년차 제빵경력을 보유한 전주 인후동 ‘하니비 베이커리’ 임재호 대표(51)다.
하니비 베이커리의 성공 비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먼저 고급 브랜드의 거품을 뺀 뒤 엄선된 유기농 재료를 이용해 당일 생산, 당일 판매하는 ‘신선과 건강’을 강조한 빵을 공급하는 것이다.
임 대표는 지난 1984년 19세가 되던 당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상경해 서울 덕수제과에 들어갔다. 설거지부터 청소 등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어깨너머로 제빵 기술을 배웠고 5년 후인 1989년 전주 풍년제과에 취직했다. 이곳에서 본격적 제빵 기술을 습득했고 풍년제과 오너 쉐프로 생산 책임자(공장장)까지 올라섰다.
이후 전주 평화동 코오롱아파트 인근에 풍차베이커리를 오픈했다. 오픈 당시 대형프랜차이점인 고려제과가 30m 인근에 생겼고 대형 프랜차이즈점과 힘겨운 경쟁이 시작됐다.
365일 연중 오전 7시 개점, 밤 12시30분 폐장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고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빵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3년이 지나던 해 고려제과는 동네빵집인 풍차제과에 밀려 도태됐고 풍차제과는 평화동 일대의 제빵 터줏대감이 됐다.
임 대표는 시설 확대와 함께 제빵 기술개발과 후진 양성을 꿈꿨고 2000년 전주 인후동 현대아파트 인근에 하니비 베이커리를 설립했다.
이 곳에서도 시간이 지나자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대기업 프랜차이즈점인 크라운베이커리가 길 건너편에 들어섰고 동네 빵집과 대형 프랜차이즈점의 힘겨운 경쟁은 다시 점화됐다.
임 대표는 동네 빵집의 제품관리가 프랜차이즈보다 못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유기농밀가루, 천연발효종, 우유버터, 100%우유 천연 생크림을 사용했다.
좋은 재료를 쓰다 보니 빵집 사거리에는 달콤한 빵 냄새로 가득했고 이 같은 노력은 소비자들의 미각과 후각, 그리고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대형 프랜차이즈점인 크라운베이커리는 결국 3년여 만에 문을 닫았고 임 대표는 대형 업체와 전쟁을 벌여 2전 2승을 차지한 ‘동네 빵집’의 제왕으로 올라섰다.
이 같은 성공 뒤에는 임 대표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었다. 바로 당일 생산하는 빵에 대한 생산자 일지를 기록하는 것으로 각각의 빵에 대한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가령 야채빵은 비가 오는 날의 경우 판매량이 늘었고 눈이 오는 날엔 단팥빵의 수요가 증가하는 등 날씨·특성·생산량 등을 기록, 외부적 요인을 고려해 생산량을 늘리기도 줄이기도 하는 방법으로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성공시킨 것이다.
임 대표의 성공에는 아내의 숨은 노력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임 대표는 풍년제과 근무 당시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디자인팀장이었던 지금의 아내와 사내 교제를 시작해 결혼까지 성공, 현재도 같이 빵을 굽고 있다.
임 대표는 “영세한 동네 빵집이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맛있고 건강한 빵을 만들어 제품의 인식을 높이는 일밖에 없다”며 “소비자의 입소문을 타는 ‘바람 마케팅’이 바로 승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대 특성에 따라 소비자의 기호가 바뀌는 만큼 사회 현상을 대변하는 빵을 만드는 기술개발에도 주력해야 한다”며 “동네 빵집을 운영하는 기능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후학 양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배움의 한을 풀기위해 호남대 조리과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만학도인 반면 전주기전대 한식조리학과 겸임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