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역 일부 택시·대리업계가 전북혁신도시의 열악한 교통사정을 악용, 손님들에게 웃돈을 요구하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혁신도시 내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이모씨(24·여)는 평소 아침 출근시간 때 여러번 갈아타야 하는 시내버스 대신 콜택시를 애용한다. 하지만 하염없이 택시를 기다려도 제 시간에 오지 않거나 아예 배차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택시가 오더라도 일부 택시기사들이 정해진 요금 보다 더 많은 요금을 요구하는 탓에 실랑이를 벌이곤 한다.
인근 다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장모씨(43)는 수리를 위해 차량을 정비소에 맡긴 탓에 최근 일주일 간 시내버스와 택시로 출퇴근을 했다. 그는 출근할 때는 지인의 차량을 이용하지만 퇴근할 때는 주로 택시를 이용했다.
혁신도시로 향하는 시내버스가 불과 몇대 되지 않아 배차 간격이 큰 탓에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들고, 최근 야근이 잦은 탓에 버스가 끊기는 시간에 회사를 나서기 일쑤였기 때문.
이때마다 장씨는 번번히 웃돈을 요구하는 택시기사들과 마찰을 빚었다.
장씨는 “어떤 택시기사는 아예 출발하기 전부터 미터기를 끄기도 하고, 미리 요금을 두고 흥정에 나서는 경우도 있었다”며 “같은 전주권인데 혁신도시 주민들만 이런 피해를 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요금 폭리는 대리운전업계에서도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
특히 대리업계는 주요 업체들이 미리 혁신도시 내 대리요금을 담합, 시내권을 운행할 때 받기로 한 요금(1만원)보다 5000원 많은 1만 5000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혁신도시 내 시내버스가 끊기면 아예 배차를 거부하는 사례도 종종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의 한 대리기사는 “(혁신도시는)전주시내권에서 멀고 다시 시내권으로 나오는 손님들이 적기 때문에 업체들이 미리 요금을 상향·조정했다”며 “이제는 손님들도 업계의 사정을 잘 알아 말하지 않아도 요금을 더 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사는 “더 많은 요금을 준다고 해도 버스가 끊기는 시간에는 혁신도시 쪽으로 잘 가지 않는다”며 “콜택시도 잘 잡히지 않고, 동종업계 대리기사들도 거의 없어 다시 시내권으로 나올 수 있는 운송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혁신도시 주민 김모씨(38)는 “혁신도시와 전주 도심의 교통사정은 ‘하늘과 땅’차이”라며 “도심에서 조금 떨어졌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금전적으로 불이익을 보는 일이 재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