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구조·구급활동을 위해서는 통상 5분 이내 현장으로 출동,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인명 구조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방관들은 이를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도심 아파트 및 상가의 불법 주·정차, 도로 위 일부 운전자들의 비양보 등 낮은 시민의식 때문에 소방차들은 시원하게 달리지 못하고 있다.
전북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 소방차의 ‘5분 이내 현장도착율’은 62.1%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58.7%에 비해 3.4% 높은 것으로 양호한 편에 속한다.
도내 소방서 가운데 군산소방서(88.3%)과 전주 완산소방서(74.7%)는 5분 이내 도착율이 평균치를 크게 상회하는 등 구조·구급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관할 구역이 넓고 통합 소방서를 운영하고 있는 정읍소방서(49.4%), 부안소방서(47.3%), 무진장소방서(29.0%)의 경우 5분 이내 현장도착율은 떨어진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상황이 다소 양호한 지역도 올해는 도심 팽창과 차량증가 등의 환경 변화로 5분 이내 현장도착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주지역의 경우 혁신도시·서부신시가지 조성 등의 이유로 관할 구역이 넓어지면서 출동로가 매년 길어지고 있고, 출퇴근 시간대 주요 출동구간 마다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5분 이내 도착율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주요 정체구간으로는 전주대 사거리, 전주 종합경기장 사거리, 전주 평화동 사거리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전통시장 인근 도로의 불법 주·정차 문제도 시급히 해소해야 할 문제로 꼽히고 있다.
실제 익산 북부시장, 완주 삼례시장 등 도내 주요 전통시장의 경우 장날이 설 때 갑자기 인파와 차량이 몰리면서 소방출동로 확보를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관할 소방서는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캠페인을 펼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소방출동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결국 더 큰 인명·재산피해를 불러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화재현장은 5분 이상이 경과되면 이른바 플래시 오버(Flash over) 현상으로 불이 급격히 연소·확대되기 때문에 인명 구조를 위한 현장 진입이 곤란해진다. 또한 심정지 및 호흡곤란 환자는 4~6분 이내에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할 경우 뇌손상이 진행,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이에 일선 소방관들은 시민들의 양보운전과 정해진 장소의 주·정차 등 소방차 길 터주기의 생활화를 위한 의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차량 한 대가 길을 비켜준다고 해서 소방출동로가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흔히 말하는 ‘모세의 기적’은 여러대의 차량이 합심해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