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洞)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소액기부운동’이 경제침체 등의 영향으로 힘든 우리 사회에 작은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전주시 평화2동 희망등대운동본부(본부장 정영철)가 펼치고 있는 소액기부운동.
희망등대운동본부에는 어린 학생에서부터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1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액수를 소액으로 정한 것은 기부가 명망가나 재력가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들은 주저한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다. 기부금액은 1000원에서 1만원으로 제한됐다.
이렇게 해서 매월 50여만원 정도가 모금된다. 3월 현재까지 총 2300여만원이 적립됐다.
이에 희망등대운동본부는 이달 25일 평화2동 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2014년도 희망등대 장학금을 수여했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대학생 4명에게 각 50만원, 고등학생 1명에게 3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더불어 평화2동 예비군 중대에서 근무하는 장병 A씨에게 ‘사랑의 쌀나눔’으로 30만원이 전해졌다.
이날 기부금을 받은 A씨는 “30만원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일지 모르지만 저처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된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A씨는 몸이 편찮은 모친과 부인, 그리고 4살된 아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상황이지만, 올 9월 군 복무를 마칠때까지 가장의 역할을 못하는 딱한 사정이 전해지면서 수혜자로 선정됐다.
이처럼 지역사회에서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는 희망등대운동은 한 주민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지난 2010년 11월 지역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명품마을 만들기 워크숍’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상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자는 한 주민의 제안에 참석자들이 적극 찬성, 이듬해인 2011년 1월 50여명의 회원으로 희망등대운동본부를 발족했다. 그 해 12월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활동에 나서면서부터 참여자가 늘어 현재는 회원 수가 250여명으로 확대됐다.
모아진 기부금은 평화2동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쓰인다.
희망등대운동본부는 지난해 대학생 50만원, 고등학생 30만원씩 5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5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정영철 희망등대운동본부장은 “현재 250여명인 회원수를 500여명까지 늘려서 매월 200만원 이상을 모금하고, 희망등대 명의로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할 수 있도록 5000여만원의 기금을 모금해 2016년에 사단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밝혔다. 더불어 “앞으로는 장학사업과 노인·장애인 돌봄 사업, 정월대보름 찰밥행사,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등 평화2동 내 취약계층 돌봄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희망등대운동본부에서 주관하고 후원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경진 평화2동장은 “적은 금액이지만 주민 모두가 힘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평화2동의 희망등대운동은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는 쉽다’ 는 소액기부운동의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