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출신의 사경가(寫經家)) 김경호의 작품전이 다음달 12일부터 5월3일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 갤러리 호(HO)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코리아 아트포럼이 기획하고 뉴욕한국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전통사경전에서 그 자신이 내세우는 생애 최고의 작품 2점만 내보인다. 감지금니 일불일자 ‘화엄경약찬게’와 감지금니 7층보탑 ‘법화경 견보탑품’이 그것이다.
이 중 화엄경약찬게는 작품 전체 크기가 가로 360㎝, 세로 31.0㎝로, 검은색에 가까운 군청색 종이인 감지(紺紙)에 금가루인 금니(金泥)와 은가루인 은니(銀泥), 경면주사, 채묵, 먹, 석채, 녹교, 명반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썼다.
이에는 1.1㎝ 크기인 불상 약 800구를 그리고, 그 불상 복장에다가 부처의 법신사리(경전)를 봉안한다는 의미에서 화엄경약찬게 한 글자씩을 봉안한 작품이다.
가로 663.0㎝, 세로 7.5㎝인 감지금니 7층보탑 묘법연화경 견보탑품에 대해 김 작가는 “약 8개월간 두문불출하며 제작했다”면서 “태극기와 무궁화에 당초문으로 장엄한 점은 나만의 독창적인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 견보탑품에 작가가 그린 보탑은 7층탑 267기와 5층탑 196기를 합친 총 463기에 이른다.
김 작가는 “사경(寫經)은 불교 경전을 필사하는 과정과 그 결과물을 모두 의미하며 기독교에서 성경을 기록하는 전통과 이슬람교에서 코란을 기록하는 전통과 비교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사경은 불교에서는 그 자체가 최고의 수행법 중 하나로서, 영혼을 정화하는 종교적 수행 과정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회 기간에 3차례 전통사경 제작 과정을 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