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내빈에서 이름값 하는 도시로

▲ 이영준 정치부 기자
“전주 이미지 좋았죠. 그런데 와보니 교통이 불편하고 사람들이 불친절해요. 거리에 잡초·쓰레기·타액도 보여 지저분했어요.”

 

지난달 28일 전주 72번 시내버스를 취재하러 지방행정연수원에 갔을 때 연수생들(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로부터 들었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솔직한 답변을 바랐지만, 막상 고향에 대한 악평을 들으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더 자세히 물어봤다.

 

교통과 관련해 지방행정연수원으로 콜택시가 오지 않고, 연수원까지 택시 선불요금이 1만5000원~2만원으로 일정치 않으며, 시내버스도 문제라는 것이다.

 

또 그나마 한옥마을은 낫지만 음식점이나 상점 점원들이 고자세였고, 시청 공무원도 민원에 소극적으로 응해 같은 공무원으로서 이해할 수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느긋해 ‘다들 아쉬울 것 없고 먹고 살만한 동네인가보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더 잘 사는 지역도 손님에 대해 열과 성을 다하는데, 문제점 많아 보이는 너희가 왜 그러냐’는 말로 들렸다.

 

느긋한 분위기도 게으름을 순화한 표현 아니었을까. 사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여유를 갖는 것과 일상이 세월아 내월아 하며 느린 것은 완전히 다르다.

 

타 지역에서는 전주의 이미지로 ‘임금님 동네·감영소재지·대사습놀이·국제영화제·이창호’를 떠올리며 호평을 한다. 관광지 개발에 앞서 기대하고 오는 손님들에게 친절과 청결, 넓은 지경(知境) 등 높은 수준을 보여야 하는 이유다.

 

그저 전통도시로의 면 뿐 아니라, 시대 경쟁력을 갖춰 다방면으로 속이 꽉 찬 ‘完全’한 도시 역할을 이름처럼 감당하고 있는지, 전북·호남 대표 도시라는 자부심을 갖고 이에 부족함은 없는지 스스로 되물을 필요가 있다.

 

끝으로, 지금은 6·4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선거 열기가 무르익어가는 때다. 수술이 필요해 보이는 이 상황에 대한 전주시장 및 전북도지사 예비후보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예비후보들이 전주의 내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공약을 내놓는다면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에 있어 참고자료가 될 것이고, 민주주의의 축제 분위기도 한껏 달아오를 거란 예상에 한 표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