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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시아챔피언스컵축구(AFC) 조별리그 전북 대 광조우의 경기. 전북 레오나르도가 첫 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
후반 30분 레오나르도의 황금같은 슛이 터졌다. 관중들은 환호했고 운동장은 떠나갈 듯 했다. 지난 18일 원정경기에서 오심이 더해진 억울한 패배, 그리고 전날 기자회견장에도 나타나지 않는 광저우 리피 감독의 오만함을 보기좋게 눌러준 순간이었다.
전북현대가 치열한 접전끝에 중국 광저우를 1-0으로 누르고 ACL 조예선 2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승점에서는 광저우와 똑같은 7점이 됐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숨막히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를 예선통과를 위한 마지막 고비로 생각하는 광저우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전북은 초반부터 자존심을 걸고 혈투를 벌였다.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넣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운명을 건 한판이었다.
전북은 평소 후반에 투입하던 레오나르도를 선발로 출전시켜 작전에 변화를 줬다. 골키퍼도 최은성이 아닌 권순태가 맡았다. 레오나르도는 빠른 발과 정확한 킥으로 여러번 좋은 기회를 만들었고, 전북은 지난번 원정경기때와는 전혀 다른 팀이라고 할만했다.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모습이었다.
전반전 결과는 0-0. 최강희 감독은 후반전에도 레오를 그대로 뛰게했고, 그 작전은 성공했다. 후반 17분 이동국의 결정적인 슛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등 여러차례의 공방끝에 마침내 레오나르도의 발끝에서 승부를 가르는 골이 터졌다. 두 번의 반칙으로 후반 22분 정혁이 퇴장당해 숫적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나온 통쾌한 슛이었다.
이날 관중들의 기세 싸움도 치열했다. 2500여 광저우 팬들과 2000여 전북현대 팬들은 초반부터 함성을 지르고 타악기 두드리며 선수들의 기를 복돋웠다. 전북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타악기를 두드리는 등 운동장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