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 이복웅
아내가 바다로 외출한 뒤

 

집안은 금세

 

파도가 출렁인다

 

철없이 바람을 뒤척이다

 

나의 키만큼

 

물 팔매질하고 있을

 

풀풀 거리는 아내

 

종이처럼 사는 게 싫어서

 

애터지게 막막한 생활이 싫어서

 

키질하는 숨찬 시간이 싫어서

 

새벽같이 바다로 달아난 아내

 

매일 보던 집인데도

 

오늘은 문득

 

손수건만큼 작아 보인다

 

*이복웅 시인은 1979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삐걱거리는바다〉 〈흔들리는 새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