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지 않은 과거'에서 벗어나야

▲ 안봉호 군산본부장
심리학에‘반복강제’와 ‘눈덩이 이론’이란 게 있다.

 

반복강제란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인생을 결정한다면 어린 시절에 형성된 신념체계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반복되는 행동을 한다는 의미다.

 

눈덩이 이론이란‘눈덮인 비탈에서 돌덩이 2개를 굴리면 눈덩이가 커짐에 따라 처음에 작았던 차이가 점점 커진다. 비탈의 움푹 팬 곳이 눈덩이의 진로를 크게 바꿀 수도 있다. 초기의 작은 방향변화로 눈덩이는 골짜기에 닿기도 전에 모양과 크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과거에 어떤 정신적인 상처를 받은 후 어떤 변화의 자극을 받아 들이지 않으면 과거의 상처는 갈수록 커져 계속 현재를 지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는 지나간 것이 아니라 ‘지나지 않은 과거’로서 현재에 머문다는 것을 말한다.

 

반면 어떤 변화가 주어질 경우 이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긍정적으로 활용하면 과거의 아픈 정신적인 상처는 내재돼 있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현재를 지배치 않고 더 나은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전북은 오랜 세월동안 영남정권의 그늘아래 정치적으로 소외된 지역이었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성장한 도민들은 어린 시절부터 정치적 상처를 받아 야당만을 일방적으로 선호하는 신념체계를 가지고 있고 이는 도민들로 하여금 선거때마다 반복강제를 불렀다.

 

‘지방정치에서 여야가 골고루 분포돼 견제세력이 있어야 전북이 발전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지만 과거의 지배를 받아 자신들도 모르게 어느 일방에 표를 던져 왔다.

 

정치꾼들은 이같은 도민들의 성향과 심리를 즐기면서 교묘하게 활용해 왔다.

 

도민들은 선거후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잘못 선택했다”고 후회하기 일쑤였고 전북은 타지역과의 상대적 낙후감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도민의 심리에 변화의 자극을 줄 것으로 기대했던 안철수씨의 독자 신당은 자취를 감췄다.

 

입지자들은 너나할 것없이 지역발전의 비전과 정책은 뒷전인 채 새정치민주연합의 깃발만 내세우고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명기된 명함만 돌리면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만 거의 눈에 띈다.

 

유권자인 도민들을 우습게 보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경선=당선’으로‘본선은 경선과 동시에 마무리된다’는 인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 이외의 다른 정당후보들은 아예 관심밖으로 밀려 나 있다.

 

이럴 바에야 도민들의 혈세인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가면서 굳이 본선을 치러 무엇하겠는가 하는 자조섞인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반복돼서는 전북발전은 요원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도덕성과 정책비전을 갖춘 훌륭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선택을 해야 전북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이제는 외부의 변화를 기대하기가 힘든 만큼 도민들 스스로 자신들의 심리에 변화를 주어 반복강제의 행동에서 벗어남으로써 아픈 과거가 더 이상 현재를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민들은 지나지 않은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전북은 타지역과의 상대적 낙후도가 심화되고 모리배인 정치꾼만 양산하게 되며 도민들은 주인이 아닌 정치꾼들의 들러리로 계속 전락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