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석 채취 뒤 10년간 방치

남원시 보절면 서치리 야산 / 훼손 심각 원상복구 어려움 / 토사 무너져 산 붕괴 우려도

▲ 남원시 보절면 한 야산이 토석 채취 후 10년간 방치돼 심각하게 훼손돼 있다.
골재용 토석을 채취한 남원시 보절면의 한 야산이 제대로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채 10년간 방치돼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남원시에 따르면 A업체가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보절면 서치리 한 야산의 1만5538㎡ 면적에서 토석을 채취했다.

 

A업체는 이 기간에 36만2600㎡의 골재용 토석을 채취하고 이듬해 말까지 복구를 마쳤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등산로와 1m 떨어진 곳까지 토석을 채취한 뒤여서 등산객들이 추락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토석을 채취한 절개면에는 추락을 방지할 안전시설도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 위험을 키우고 있다.

 

특히 토석 채취가 거의 직각으로 이뤄져 폭우 등이 내릴 경우 경사면이 급격히 무너져내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실제 일부 구간에서 토사가 무너져내리고 있으며 산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A업체는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등산로 주변에 부분적으로 펜스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구가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시민 박모(52)씨는 “가끔 이 일대에 등산을 하곤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낭떠러지에 떨어질 수 있어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복구를 해야 마땅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A업체는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복구를 했는데 지난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일부 구간이 무너져내렸고 심어놓은 나무도 함께 쓸려나갔다”며 “문제가 있다면 시와 상의해서 다시 복구계획을 세우겠다”고 해명했다.

 

남원시의 허술하기 짝이 없는 관리, 감독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재해 위험이 큰 데도 남원시는 10년이나 실태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남원시는 뒤늦게 “업체측과 협의해 적절한 복구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복구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이다.

 

시민 김모(60)씨는 “토석을 채취한 곳의 맨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매우 볼썽사납다”며 “남원시가 제대로 관리, 감독을 하며 복구를 승인해준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