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은 그동안 학교급식용 식재료 구매액이 500만원 이하일 경우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투명한 행정을 표방하며 전자입찰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따라 도교육청은 올들어 지난 3월부터 전자입찰방식으로 김치를 구매하고 있다. 김치 납품 업체들은 이제 품질이 아닌 가격경쟁력으로 김치를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도교육청이 500만 원 이하 규모 식재료 구매까지 전자입찰 방식을 도입한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수의계약은 계약 과정에서 뒷거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익이 오가는 거래에서 수의 계약은 뭔가 개운치 않을 수 있다. 그 때문에 관공서마다 소규모 물품 구매까지 경쟁입찰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다.
하지만 경쟁과 낮은 가격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먹는 음식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도교육청이 학생 급식에 들어가는 김치를 구매하면서 품질 대신 가격을 먼저 따지는 건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김치 구매 가격이 낮아지면 교육청은 분명 예산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그 속성상 물건을 판매해 이익을 남기기 위해 입찰에서 이겨야 한다. 낙찰받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낮은 가격을 써야 하고, 낙찰 받은 후 실제 물건을 납품하려면 원가와 이익을 따져야 한다. 납품 가격을 낮췄으니 당연히 재료의 가짓수를 줄이거나 싼 재료를 사용해 이익을 추구한다. 결국 아이들은 품질 낮은 김치를 먹어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지역업체들의 어려움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교육청이 500만 원 이하까지 전자입찰 방식으로 구매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 김치공장들이 응찰을 포기하고,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저가 제품의 품질이 모두 낮은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가격을 중시하면 품질이 낮아지고 그 피해는 학생들이 볼 수 있다. 싼 게 비지떡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식재료 전자입찰은 도교육청이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의욕적으로 도입한 조치다. 전자입찰 초기 단계인 만큼 김치의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 조건으로 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 부작용이 없도록 하기 바란다.